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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솔

('천덕꾸러기' 된 공공배달앱①)시장 존재감 '반짝'…민간앱과 차별화 의문

민간업자들 수수료 갑질 대안으로 출시

2022-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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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수요가 크게 늘면서 민간 배달플랫폼이 팽창하자 경기도와 서울시 등 지자체들도 앞다퉈 공공배달앱을 출시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감소와 경기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급성장했던 배달시장이 위축되고 공공배달앱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 배달비와 최소주문금액 등 이용자들의 '서비스 불만'까지 지속되면서 공공배달앱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출시 수개월에서 2년만에 바닥을 드러낸 공공배달앱 시장의 한계와 지자체 몫으로 남은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019년 민간배달앱의 수수료 사태가 불거지면서 지자체가 만든 공공배달앱이 본격적으로 배달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영업자들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같은 배달앱을 이용해 오며 겪은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지자체가 나선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2020년 자영업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 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고 오픈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내용인데, 다수의 자영업자는 개편이 될 경우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높아진다며 반발했다. 실제로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수수료 개편이 이뤄질 경우 오픈서비스로 인한 광고비 비중이 높아져 자영업자의 이득과는 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수수료 개편을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국민청원까지 나오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새 수수료 개편안을 폐지하며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코로나19 시국에서 민간배달앱의 횡포가 이어지자 지자체들은 발 빠르게 대안 마련에 나섰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배민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공배달앱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같은 해 12월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을 출시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공공배달앱 출시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2019년 군산시가 '군산배달앱'을 출시한 이후 경기도의 '배달특급'과 서울시 '제로배달', 인천시 '배달e음'과 같은 공공배달앱이 생겨났다. 모두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해소하고 지역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공공배달앱 중개 수수료는 1~2%로, 민간 배달앱(6.8~15%)보다 현저히 낮아 다수의 자영업자들이 이용 중이다. 특히 지역화폐 연계를 통해 신규 시장을 확대하고 매출 증대를 지원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다.
 
인천시에서 배달e음을 이용하는 한 자영업자는 "수수료가 저렴해서 참 좋지만 홍보가 아직은 덜 된 느낌"이라며 "하루 평균 3건 정도 들어오는 편인데, 더 활성화돼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배민이나 쿠팡과 달리 스트레스는 없어서 좋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공공배달앱을 활용한 시장경제가 구축되면서 점차 공공배달앱 시장이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경기도 배달특급의 경우 출시 2년 만에 누적 거래액이 2200억에 육박해 현재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서울시의 '제로배달'은 연간 총매출액이 출범 2년만에 6배 증가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올해 출시한 부산시 '동백통'은 출시 10개월만에 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낮은 중개수수료 이외에는 민간배달앱과 차별점이 없어 이용자들을 늘리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배달비와 최저주문금액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는 신아란(31)씨는 13일 "제로배달로 치킨을 시키려 했는데 배달비가 4000원이라서 굳이 시키진 않았다. 당연히 공공배달앱이라서 배달비도 쌀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배민이나 쿠팡은 쿠폰을 많이 주기도 하고, 할인 행사들도 많은데 굳이 공공배달앱을 찾아 써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운영사인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배달특급은 일반 배달앱과 다르게 수수료가 낮아 가맹점에 도움이 되고, 할인 프로모션도 자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이벤트 등을 통해 이용자의 편의와 가맹점의 주문 건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가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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