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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우크라이나 전쟁 1년…우리가 두려운 건

또 다시 군사적 위험…윤석열정부의 위험한 동맹관

2023-02-22 18:20

조회수 :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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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막시밀리니우카 마을 주민들이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집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오는 24일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지 1년이 됩니다. 남의 나라 전쟁 얘기에 왜 ‘우리’가 두려워야 하는지, 의구심을 표현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서 그렇습니다. 북한이 지난 18일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고, 이틀 뒤인 지난 20일에는 한국을 겨냥해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하도 미사일을 쏘아서 별 감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외교·통일 관련 취재를 하기 전까지는 ‘미사일 쐈구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국제정세와 함께 이 문제를 보면 현 상황은 분명 우리에게 심각합니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존 방법을 찾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핵무기를 팔았더니, 러시아의 침략을 받았다고 판단할 가능성입니다. 안 그래도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지속적으로 위협해왔는데, 이 전쟁을 본 북한은 ‘절대’ 핵과 미사일을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내려놓으면 우크라이나처럼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윤석열정부의 외교적 해법은 미국과 일본 삼각 동맹 강조입니다. 문제는, 미국이 예전보다 힘이 많이 빠졌다는 겁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다시 위대해지겠다”고 하고, ‘동맹’을 강조하는 이유도 예전만큼 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러시아도 미국이 과거와 달리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없음을 알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 이 두 강대국들의 아사리판에 윤석열정부가 기꺼이 뛰어든 셈입니다. 
 
이제 윤석열정부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안보 전략을 짤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투입 등을 요청하면서 북한을 압박할 목적입니다. 국제 관계를 보다 보니, 대가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한 번 투입할 때마다 미국은 우리에게 청구서를 달아 놓겠죠. 미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경제적 요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경제도 어려운데, 참 큰일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전략자산, 한미 연합훈련이 이어지면 북한이 더는 공포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무서운 것도 자주 보면 1도 무섭지 않잖아요. 실효성에도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반면, 북한은 우리를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게 이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ICBM 기술력이 어떤 수준이든, 북한이 미국을 직접 타격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미국이 수천 개의 핵을 보유하고 있고, 상대국의 공격을 방어할 시스템까지 완비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북한이 공격할 것 같으면 선제타격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북한은 미국을 건드리지 않고 우리에게 군사적 도발을 일으켜 미국을 움직일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미국은 우리를 지켜줄 가능성이 적을 거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미국이 돕고 있는데도 전쟁이 1년이나 진행됐습니다. 여기서 한반도에 군사적 충돌, 이를 넘어 전쟁 위기까지 감돌면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내에서 비핵화가 아닌 비확산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한 이유도 입장 변화를 담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제가 두려운 건 내 가족, 친구, 이웃이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그랬습니다. 윤석열정부는 오히려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이 우리를 향해 총을 쏘면 지지율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한 교수는 통화 중에 이렇게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대통령은 없어도 된다”고요.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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