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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남 탓도 닮은꼴…윤 대통령·이재명 '정치혁신 걸림돌'

윤 대통령 "지난 정부 서울 집값 2배 폭등…'북 선의' 안보 탈바꿈"

2023-05-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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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정치개혁의 걸림돌로 전락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저마다의 경쟁 상대에 정치적 책임을 돌리는 ‘남 탓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윤 대통령은 전 정권을, 이 대표는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각각 겨냥하고 있죠. 지난 대선에서 나란히 경쟁한 두 사람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프레임'에 갇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경제·외교·안보…전방위 ‘문재인정부 때리기’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다방면에 걸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16~17일 서울 도심에서 개최한 대규모 집회를 두고 전 정권에 화살을 돌렸는데요.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과거 정부가 불법 집회, 시위에 경찰권 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결과 확성기 소음, 도로점거 등 국민들께서 불편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국가채무가 5년 만에 400조원이 증가해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방만한 지출로 감내할 수 없는 빚을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건 미래세대에 대한 약탈”이라며 “지난 정부 5년간 서울 집값이 2배로 폭등했고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10배 이상의 세금을 감당해야 했다”고 강조했죠.
 
현 정부의 외교·안보 성과를 내세우며 전 정부 실책을 부각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직에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 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고 짚었습니다. 또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의 안보도 탈바꿈했다”고 주장했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대북 유화 정책을 펼쳤던 전 정부와 달리 한·미·일 외교 노선을 취해 한미동맹을 재건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잇따른 윤 대통령의 전 정부 거론에 민주당은 반발했습니다.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시종일관 전 정부와 야당 탓에 몰두했다”며 “반성은 한마디도 없었고, 오로지 남 탓 타령만 가득했다. ‘Anyting But Moon(문재인정부 정책만 아니면 된다)’이 윤석열정부 국정 방향인가”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자폭탄에 “이간질”…돈봉투에 “김현아 의원은요”
 
'남 탓 정치'에 기대는 건 윤 대통령만이 아닙니다. 이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에 둘러싸였습니다. 민주당 내부 화약고인 ‘문자 폭탄’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된 당원들과 대화에서 “의원에게든, 당직자에게든 할 말은 하지만, 폭력적 언사나 모욕은 하지 말자”고 당부했는데요.
 
다만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욕설 문자’에 대해 이 대표는 “다른 케이스는 조사해 보니 당원이 아니었다”며 “당원을 가장해 장난했거나, 이간질을 한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소위 ‘삼십육계’ 중에 돈 안 들고 제일 효과적인 전략이 이간질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며 “불필요하게 내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죠. 문자 폭탄이 이간질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이를 개딸의 행위로 간주한 이 의원을 공개 저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상을 파악하겠다, 조사하겠다, 이간계에 대비하겠다고 지도부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이건 적반하장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또 “지금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불감증, 당내 민주주의 악화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이냐는 것이지 당원 여부가 틀렸다고 이간계에 속았다, 그 경위를 파악하고 조사하겠다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성토했습니다.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가 여당으로 맞받아친 일화도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마주쳤는데요. 당시 기자들은 ‘송영길 전 대표를 만날 계획이 있는가’,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봤는가’ 등을 질문했습니다. 질문을 들으며 걸어가던 이 대표는 “김현아 (국민의힘 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기자들에게 되물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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