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조용훈

전세사기 피해 누구도 예외없다

2023-06-16 18:20

조회수 : 2,94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얼마 전 그간 연락이 뜸했던 대학교 선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평소 친형처럼 살뜰히 챙겨줬던 탓에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던 선배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각자 사회생활에 치여 바쁘게 지내다 간간히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결혼식 초대를 받아 직접 찾아가 축하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학교 선배는 온라인 기사를 읽다 갑자기 생각이 나 연락을 했다고 했습니다. 무슨 기사를 읽었냐고 물었고 돌아온 답변에 반가움은 이내 안타까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선배가 읽은 기사는 전세 사기 기사라며 본인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결혼 직후 직장 문제로 지방에 2년간 거주하게 됐는데, 전세 만기 시점에 집주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매매시세 3억원 빌라에 선순위 근저당 1억5000만원이 설정된 집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당시 선배는 2년만 거주하다 서울로 복귀하려는 계획이었고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에 덜컥 계약했다는 겁니다.
 
특히 해당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안전한 매물이라며 선배를 안심시켰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들어보니 기존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당한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선배는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물었고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취할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이처럼 전세 사기 피해가 주변인들에게까지 발생하다 보니 다시 한번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현재 거주 중인 세종시에서 140여명의 전세 사기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청년들로 절반이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이들 역시 전세 계약 만료일이 도래했지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다수의 피해가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화가 날 뿐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접수된 전세피해지원센터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피해 임차인 588명 중 절반 이상이 20·30대 청년층으로 파악됐습니다다. 20대가 82명(14.7%), 30대는 260명(46.6%)으로 20·30대 비중이 61.3%를 차지했습니다.
 
향후 전국에 더 많은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속히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들길 바랄 뿐입니다.
 
  • 조용훈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