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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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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장마…참변 없길

2023-06-26 15:25

조회수 : 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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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수도권 지역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터라 이번 장마에 전국이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26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는 제주, 호남과 경남에서 먼저 시작됐는데요. 많은 양의 비와 강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쏟아진 비에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일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무방비 상태로 큰 피해를 당했기에 올해는 비에 대한 경각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것 같습니다.
 
기상청은 여름철 기후재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여름부터 호우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기로 했습니다.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인 경우 매우 강한 비로 보고 해당 지역에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로 한 겁니다. 올해는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입니다. 왜 이제야 이런 시스템이 도입됐나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도입돼 다행이긴 합니다.
 
지난해 제 친구는 반지하 안에서 폭우를 마주했습니다. 세 모녀가 폭우로 비극을 맞이했던 지역에 제 친구도 살고 있었는데요. 쉬지 않고 내리던 비는 갑작스럽게 제 친구 집을 덮쳤습니다. 집안에 둥둥 떠다니는 신발들을 보며 친구는 "내 처지가 참"이라는 말만 남겼습니다. 태어나 그렇게 쉴 새 없이 내리는 강한 비는 저도 처음이었기에 복도에 물이 들어온다는 친구에게 비닐로 짐을 싸두고 대피소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여러 번 말했지만 친구는 대피하지 못했습니다. 폭우 피해를 겪어본 적도 없거니와 별다른 경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친구는 그 집을 떠났습니다.
 
폭우 다음 날 취재차 서울 전통시장을 찾았을 때 수족관에 넣어둔 로브스터를 모두 잃고 망연자실해 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횟집 사장님의 얼굴이 잊히지 않습니다. 누수로 정전돼 앞을 볼 수가 없어 들어찬 빗물을 퍼내는 작업도 못했던 반지하 곱창집도 생각납니다. 길가에 나뒹굴던 커다란 덩치의 업소용 냉장고, 식자재 창고에서 나던 악취도 생생합니다.
 
폭우를 겪었던 이들은 그 공포를 알기에 좀 더 만전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서울 전통시장 상인들과 일부 주민들은 가게 입구에 물막이 판을 설치하고 지난해 폭우로 잠겼던 이수역에는 차수문 앞에 차수판이 이중으로 설치됐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빗물받이를 청소해 빗물이 하수관으로 잘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부와 대통령실은 26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낮은 곳에서 일어나는 참변이 없길 바랍니다. 
 
  • 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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