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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다시 준동하는 악취…'반공주의'

윤 대통령의 도 넘은 반공주의…시대착오적 색깔론

2023-08-22 06:00

조회수 : 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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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윤석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처참했습니다. 빈곤한 역사관이 드러난 광복절 경축사였습니다. 철 지난 반공 이념을 앞세운 최악의 경축사였습니다. 추상적인 미래 담론조차 없었습니다. 경축사 내내 시대착오적 색깔론만 난무했습니다. 한국판 매카시즘을 노골화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조선총독부 순사 논리와 무엇이 다릅니까. 윤 대통령의 역사관은 과거 민주화 인사들을 고문하던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참혹합니다. 

나치 선전장관 '괴벨스'와 유사한 '갈라치기 논법'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리비도(억눌린 성)…'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로이트의 리비도는 '죽음의 충동'에 불을 질렀습니다. 자살은 물론, 폭력을 통한 자신의 공격성에도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그 결과 '전쟁의 광기'가 유럽 사회에 휘몰아쳤습니다.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맹목적 광기는 때때로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립니다. 
 
음모론도 창궐합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운동가 등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했습니다. 그러나 둘의 인과관계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징 조작'의 극대화를 위해 '고약한 상상력'을 동원합니다. 아돌프 히틀러의 복심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가 즐겨 쓰던 선전 도구입니다. 2023년 괴벨스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일까요.
 
윤 대통령님, 반공주의는 87년 헌법에 대한 도전입니다. 자기 부정입니다.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 광주에서 "5·18 정신은 당연히 헌법 전문에, 헌법이 개정될 때 반드시 올라가야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마다 참석, "오월정신은 헌법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님께 묻고 싶습니다. 광복절 경축사와 5·18 기념사는 양립할 수 있습니까. '양립 불가' 아닌지요. 춘추전국시대 사상가인 묵자는 말의 위험성을 일찌감치 경고했습니다. 세 가지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유본지자(근본)·유원지자(근원)·유용지자(실용성)'입니다. 삼표 없이 반대편에 섬뜩한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 자체가 '선정·선동'입니다.  
 
'이승만 재평가'…위험한 뉴라이트 '역주행'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일까요. 윤 대통령의 반공주의세력 발언과 맞물려 본격화된 '이승만 재평가.' 뉴라이트는 이전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불렀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1919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에 오른 이승만은 4년 후 국제연맹에 난데없이 '위임통치'를 건의합니다.
 
국제연합(UN)의 전신인 이 기구는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의 제창으로 설립됐습니다. 사실상 미국에 위임통치를 요청한 셈입니다. 단재 신채호는 "없는 나라를 팔아먹으려는 것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한 역적"이라고 했습니다. 이승만의 위임통치 청원서는 1923년 탄핵의 방아쇠 역할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승만은 도산 안창호를 비롯해 김규식 등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도 다르지 않습니다. 북진통일을 주장한 이승만이 평화주의자입니까. 4·19 혁명으로 막 내린 이승만은 민주주의자일까요. 뉴라이트는 왜 이승만을 자유민주주의 표상으로 치켜세울까요. 
 
몰역사적 인식은 광기를 부릅니다. 역사적으로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맹목적 광기가 활개 치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완력이 온 사회를 휘감습니다. 무사유가 만든 비윤리성이 판을 칩니다.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악의 평범성'도 그 과정에서 파생했습니다. 아이히만이 재판 과정에서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것은 본질적 악이 아닌 사유하지 않음 속에서 도구적 인간이 저지른 '평범한 악'"이라고 항변한 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윤 대통령님, 국민이 원하는 것은 편 가르기가 아닙니다. 준엄한 자기비판에 귀 기울이는 대통령입니다. 성찰적 역사의식을 가진 대통령입니다. 
 
최신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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