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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공짜야근 유발하는 포괄임금제

2023-08-22 19:08

조회수 :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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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을 하나하나 계산하지 않고 임금을 산정하는 '포괄임금제'. 임금을 시급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기에 얼핏 보면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받는 임금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초 조사한 야근수당·포괄임금 설문 결과만 보더라도 직장인 32%는 야근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례를 들여다보면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과로 노동을 강요당하는 등 장시간 노동이 만연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이들은 속수무책으로 강제 야근과 추가 근무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일하면서도 적절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업계에서 배척될까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경영계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 시장이 경색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포괄임금제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또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운영하는 '포괄임금·고정OT 수당' 신고센터에 실제로 신고하려면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어느 누가 자신의 밥그릇이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업주와 대립할 수 있을까요. 
 
노동 전문가들도 포괄임금제가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같은 돈을 받으면서 더 많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최소한 일한 만큼의 보수는 받는 것이 상식입니다. 최소한의 상식이 지켜지는 노동 문화가 자리잡기를, 계약을 빙자한 노동력 갈취인 '포괄임금제'가 뿌리뽑히기를 바랍니다. 
  •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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