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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 SK매직, 김완성 매직 통할까

주방가전 역성장에 렌털시장 정체 '이중고'

2023-10-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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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상반기 갑작스럽게 'CEO 교체'라는 강수를 둔 SK매직의 하반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이후 렌털 시장 2위 그룹 내에서 특별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영업이익률이 악화되는 등 수익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모태와도 같은 주방가전 사업이 역성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새로 선임된 김완성 대표가 렌털 사업에서 이를 만회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회사를 성장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았습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매직의 영업이익률이 2019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9년 9.1%를 기록한 이래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8.0%, 6.6%, 5.9%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6.0%로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2년 전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악화됐습니다. SK네트웍스가 지난 2016년 당시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한 이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출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했으나 그 이후로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입니다. 2020년 1조245억원, 2021년 1조774억원, 2022년에는 1조77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매출이 1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5608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816억원, 712억원, 634억원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3년새 렌털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사의 핵심사업인 렌털부문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말레이시아 해외 법인의 성과가 나고 있으나 국내 렌털 부문 정체를 만회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2017년부터 렌털 부문 사업이 가전사업을 역전할 정도로 렌털 부문의 성장세는 뚜렷했습니다. 쿠쿠홈시스(284740)LG전자(066570) 등 렌털 업계 2위권 사업자들의 신제품 출시 등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대규모 광고나 마케팅 비용도 투입되며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과 2019년, 2020년 렌털 부문 매출증가율(별도기준)은 각각 31.0%, 57.4%, 22.5%였으나 2021년부터 지난해 각각 10.3%, 0.4%로 급감했습니다. 올해 2분기는 0.1%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 렌털 매출이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렌털 시장 부동의 1위인 코웨이에 이은 2위권 그룹에서 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SK매직의 모태와도 같은 가전 부문은 2021년부터 역성장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SK매직은 동양매직 시절인 1993년 미국 매직쉐프와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스오븐레인지를 생산하며 국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식기세척기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50만 대에 육박하던 가전 부문 제품 판매량은 2019년부터 하락 추세입니다. 가전 부문에는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전기오븐 등이 포함됐습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 등이 식기세척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때 60%를 넘어서던 SK매직의 점유율은 현재 20%대로 내려앉은 상황입니다. 
 
경기 침체와 연체율 증가 등으로 대손상각비가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SK매직의 렌털 채권 관련 대손상각비 증가 추세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경기 둔화 및 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율 증가로 인해 연체 및 손상채권 규모와 대손상각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렌털 채권 건전성 저하 시 수익성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연체율 추이와 건전성 관리 정책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대손상각비란 외상 매출이나 매출채권이 거래 상대방의 파산이나 폐업 등으로 회수하지 못하게 된 불량채권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SK매직의 대손상각비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53억, 15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2분기까지 대손상각비는 131억에 달합니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자산을 의미하는 잉여현금흐름 역시 최근 5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성장 정체기의 부담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SK매직은 현재 렌털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하며 미래 성장 전략 발굴에 전력하고 있습니다. '전략통' 출신의 김완성 대표가 지난 7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윤요섭 전 대표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사실상 경질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경영수완은 하반기 이후부터 실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 대표는 최근 구성원과 자리에서 "렌털 사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하는 동시에, AI 기술기반 로봇, 헬스케어, Pet산업 등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전략을 구체화 할 계획"이라면서 "1등 기업을 목표로 판매, 매출, Market Share(시장 점유율) 등 양적 성장보다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수익성, 경쟁력 기반의 질적 성장을 최우선시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K매직 공기청정기 신제품 ‘올클린 디 아트(The Art)'. (사진=SK매직)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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