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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살인' 부르는 '층간소음'…고강도 대책 '초읽기'

국토부, 이달 중 '층간소음 방지 대책' 발표

2023-12-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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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 청주시 상당구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밤마다 자신의 아파트 천장에서 울리는 층간소음에 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B씨는 윗집에 조심해달라며 수차례 부탁도 했지만, 이후에도 층간소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참다못한 B씨는 결국 윗집에 불을 지르겠다며 방화를 시도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던 50대 A씨는 평소 밤낮없이 울리는 층간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아파트 입주민과 마찰이 잦았고, 급기야 지난 6월에는 윗집에 사는 주민을 밖으로 불러내 흉기로 찔러 살해했습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국민 불편과 갈등이 갈수록 커지면서 정부가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합니다. 특히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신축 아파트에 대해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분양가 상승과 주택 공급 지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막판 정책 결정까지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해당 사안은 주택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정 기간의 유예 기간을 둬 건설업계의 준비기간을 부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으로 층간소음 방지 대책안을 발표합니다. 특히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경우 층간소음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준공 승인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관련 정책을 쏟아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국토부는 저소득층에게 소음저감매트 설치를 무이자로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층간소음 개선방안을 발표했지만 최근 1년간 실제 지원은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공동주택 완공 후 층간소음 차단성능을 확인하는 '사후확인제도' 도입을 예고했지만 이마저도 신축 아파트에만 적용되는 권고사안이었습니다. 500세대 이상 단지를 대상으로 한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 의무화도 층간소음 문제의 근본 해결책으로는 한계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으로 층간소음 방지 대책안을 발표한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이 때문에 준공 승인 불허라는 국토부의 이번 고강도 대책은 애당초 층간소음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정책 의지로 풀이됩니다.
 
다만 법 개정 후 관련 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공사비 인상이 불보듯 뻔한데다, 고스란히 국민 주거비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커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 의도는 이해하지만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결국 바닥을 두껍해야 하는데 이는 차음제, 콘크티트, 철근 등의 추가 비용으로 이어진다"며 "새로운 건설공법 도입하려 해도 기술 비용과 인건비 등이 수반될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습니다.
 
여기에 신규 주택 공급 축소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안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사들이 신규 주택공급을 꺼리는 상황 속에 정부의 규제 강화와 건설비 부담까지 늘어난다면 되려 신규 주택 사업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의 주택 착공 물량은 14만1595호로 1년 전보다 57.2% 줄었고, 같은기간 인허가, 분양 물량은 각각 36.0%, 3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달 중 퇴임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남은 재임 기간 내 층간소음 문제만큼은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4일 원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층간소음 부분은 후임자까지 갈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빠른 시간 내 매듭을 짓고 대국민 발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으로 층간소음 방지 대책안을 발표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층간소음 민원 접수현황 분석발표.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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