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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차보험료 줄인하 '진풍경'

2023-12-20 18:28

조회수 : 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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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 2.5%~2.6% 가량 보험료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보험료 조정폭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보험 가운데서도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은 특히 주목을 받는데요.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보험의 기본으로 꼽히는, 국민 80%가 가입한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여겨지고 있고요.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역시 대부분의 국민이 가입한 상품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두 보험은 소비자물가지수에도 연동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료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습니다. 그러니 관건은 각 보험사가 얼마나 내릴 것인가였죠. 2~3%대 인하가 유력하다는 이야기들이 11월 말부터 솔솔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각 사들이 조정폭을 확정하지 못한 채 12월 중순이 됐는데요.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DB손해보험이었습니다. 19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인하폭을 2.5%로 결정지은 겁니다. 친한 다른 매체 기자에게서 이런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시작됐다"
 
공식 입장이 글자로 알려지자 가장 바빠진 건 기자와 보험사 언론대응 부서였습니다. 서로의 전화와 문자가 말 그대로 불이 났습니다. 서로 서로 통화 중인 상태가 이어졌죠.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보니 출입기자 거의 대부분이 매달렸습니다. A사는 더 내린다더라, 아니라더라 하는 썰들도 급히 오고갔습니다.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게 보험사 언론대응부서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보험료가 오르면 또 얼마나 오르냐고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하겠지요. 진풍경입니다.
 
한번에 보험료 조정폭을 공유하는 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뒤를 잇습니다. 실현 불가능하죠. 각 사의 보험료 조정 시기도 다를 뿐더러(하루 이틀 사이로 차이가 별로 안 난 건 우연의 일치겠지요?), 이걸 공유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기자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숫자야 다른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고요? 그래도 일이란 게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런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전후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죠. 단순히 지금 이 순간의 속보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출입처의 큰 동향을 파악한다는 생각에서 전화를 하기 때문에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특히나 올해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이야기가 좀 묘하게 돌았습니다. 손해율이 떨어져서 보험료가 마땅히 내려갈 타이밍에 뜬금없이 '상생금융'이라는 포장지가 등장했거든요. 상생금융 차원에서 차 보험료를 내렸다는 게 금융당국이 하는 이야기인데,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작년에도 손해율이 떨어져서 보험사들이 2%대 정도 보험료를 내렸습니다. 반대로 손해율이 올랐을 땐 보험료를 올렸죠. 그런 사정이 있다보니 보험사들 전화통엔 더 불이 났을 겁니다. 정말 상생금융 하겠다고 보험료를 크게 내릴까?하는 궁금증이 있으니까요. 역시나였지만요.
 
내년말에도 같은 일은 반복될겁니다. 그래도 이번 전화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얼마나 내릴 것인지를 물을 수 있어서요. 하지만 이 질문을 던지는 날 서울에는 꽤나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내리는 눈을 보며 손해율이 또 오르면 보험료도 오를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부디 2024년도 무사히 보험료가 내려가길 바라봅니다.
 
 
서울 도심에서 자동차들이 주행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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