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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다시 또 인사 '칼바람'

2023-12-11 18:43

조회수 :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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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서 금융사들이 인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 자리에서 열정적으로 홍보 업무를 수행했던 한 관계자의 조직 이동 소식에 모두가 놀라기도, 누군가의 승진 소식에는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 계절입니다. 그런가하면 어딘가에서는 퇴임 소식도 들려옵니다.
 
한편에서는 금융권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금융권 주니어를 꿈꾸는 이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합격을 바라는 간절한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각 금융사별 채용 일정과 최종 합격 불합 소식이 공유됩니다. 25세부터 30대까지,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연령은 다양합니다.
 
희망퇴직 소식은 영하권 찬 바람에 실려 날아옵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 희망퇴직 조건에 대해 노사 협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우리은행도 12월 중 희망퇴직에 관한 세부조건을 결정할 듯 합니다. 보험사 가운데선 현대해상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하네요. KDB생명도 감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12월은 이렇게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묘합니다. 어떤 결과를 받아들었든 모두 시작은 무척이나 간절했겠지요. 여러 갈래의 끝이 있겠지만, 한 조직에서 최선을 다했던 이가 맞는 씁쓸한 결말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알만한 사람은 안다는, 한 금융사 중역의 조직 이동 소식입니다. 원래 몸담고 있던 곳을 벗어나, 다른 계열사의 임원으로 옮겼지요. 사례만 놓고 보면 그렇게 안타까울 일인가 싶을 수 있습니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원래 있었던 계열사 조직보다 옮겨간 계열사의 조직은 거의 기반이 없는 곳이고요. 해당 임원은 그곳에서 실무자를 직접 꾸리기까지 혼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놓일 만큼 그가 업무에 소홀했는가? 이에 대해서는 인사권자의 평가가 주효했겠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데 한 표를 던집니다. 무엇보다 해당 임원이 담당한 업무에서는 최고의 성과가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아예 프레임을 바꿔놨거든요. 경쟁사가 우위에 서 있던 상황에서, 해당 회사가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경쟁 구도를 바라보는 판단 기준 자체를 바꿔놓은 인물입니다. 이로 인해 경쟁사들은 골머리를 앓기도 했지만, 동시에 해당 임원의 업무 실력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었죠.
 
그래서일까요. 이 인사에 대해서는 해당 조직에선 조용합니다만, 동종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충격이라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타 회사의 인사인데도 묘한 배신감을 느낀다는 분위기까지 자아내고 있습니다.
 
한 곳에서는 희망퇴직을 한다는데, 금융권 입사를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도 씁쓸합니다. 취업 준비생이었던 이들은 모두 알겠지만, 얼마나 간절한 마음인지요. 인생을 다 걸 겠다는 심정으로 취업에 도전하고는 하죠. '금융맨'이라는 그 이름 달아보겠다고 애를 태우는데, 정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밀려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허망할까요.
 
연말 인사, 겨울 바람보다 차갑습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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