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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보험사·저축은행 M&A

2024-01-09 17:14

조회수 : 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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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융지주가 금융사 인수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큰 주목을 받기 충분합니다. 특히나 보험사의 경우 최근 매물로 나와 있는 곳이 여러 군데라 어디로 팔려가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최근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우리금융 이야기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지 않은 곳입니다. 예전에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을 갖고 있었지만 모두 매각한 바 있죠. NH농협금융지주가 사갔던 것인데요. 당시 NH농협금융 회장은 임종룡 회장이었습니다. 임종룡 회장의 진두지휘로 농협금융지주는 증권과 생명보험사를 갖게 된건데요. 공교롭게도 현재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있습니다.
 
한번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를 사들이고 효과를 느낀 걸까요.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된 임종룡 회장은 취임사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인수를 공식화했습니다. 증권사 인수가 먼저이겠지만 보험사도 인수할 것이라고 점쳐졌죠. 매물로 나와있는 ABL생명이나 MG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해 말에는 갑자기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최대주주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2019년 금융당국으로 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주인을 바꿔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유준원 대표는 상상인저축은행이 전환사채를 대주주가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형식적 공매를 진행하고 개별 차주에게는 신용공여 한도를 넘기는 위법한 대출을 실시한 혐의 등으로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는데요. 직무정지 처분을 받으면 향후 4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합니다. 유 대표가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했으나 대법원 패소로 징계가 확정되면서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된겁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유지 조건을 충족하라며 상상인저축은행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금융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갑작스러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밝히고 나섰습니다. 또한 "저축은행, 증권, 보험사 중 적당한 매물이 있으면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이렇게 우리금융의 상상인저축 인수 소식이 급물살을 탔습니다. 상상인저축은행에는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요.
 
그런데 인수 소식보다 더 갑작스럽게 인수 중단을 선언해버렸습니다. 우리금융측에서는 저축은행 매각 적정 가격과 우리금융 내부에서 생각한 가격 간 차이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업계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은 매각 가격에 대해 전해들은바도, 전한 바도 없다고 황당해 하더라는 이야기가 곧장 돌았습니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썰도 쏙 들어갔습니다. 지난 하반기 들어 갑자기 보험사 인수 계획에 대해 임종룡 회장이 선을 그었기 때문입니다.
 
2금융권의 반응은 황당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금융 혼자서 인수 썰을 키우고, 갑자기 인수 의지가 없다고 선을 그어버리니 말이죠. '장구 치고 북 치고'라는 말이 떠오른다고들 합니다. 보통 매각에 나선다는 사실이나, 매각을 중단한다는 사실은 언론 보도로 알려집니다. 내부적으로 충실히 검토한 뒤 확정된 상황이 되면 공개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그러나 우리금융은 좀 달랐습니다. 공식화를 우리금융이나 임 회장이 먼저 나서서 했습니다. 대형 금융지주 회장이니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절대 '갑'입니다. 매각이 절실한 2금융 회사 입장에서는 그의 말 한 번에 운명이 좌우됩니다. 가격이 적정하지 않았다는 말은 자칫 그 회사에 대한 단가 후려치기가 되고요. 인수 물망에 올랐다 내려간 회사도 후려치기 대상이 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임 회장의 진두지휘, 카리스마보다는 우왕좌왕이 더 돋보인 한 해였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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