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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 '가시밭길'

태영건설 워크아웃, 채권단 96.1% 동의

2024-01-12 15:13

조회수 : 1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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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돌입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 상환 압박에서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이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SBS(034120)주식 담보 제공 카드를 꺼내들며 채권단을 설득한 결과입니다.
 
다만 앞으로 경영 정상화에 도달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우발채무가 발견되는 등 추가 부실이 드러나거나 자구계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윤세영 태영 창업회장이 자구안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채권단은 오는 4월11일까지 모든 금융 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며 회계 법인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 부채실사를 진행,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관건은 태영건설 실사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될 우발채무의 규모입니다. 태영건설이 참여한 PF 사업장에서 예상치 못한 채무가 무더기로 발견되거나 자금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존속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해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하고 법정관리로 선회할 수 있어섭니다.
 
현재 태영건설 PF사업장은 브릿지론 사업장 18개, 본PF 사업장 42개 등 60곳으로 알려졌는데 사업성이 낮거나 본PF 절차에 돌입하지 못한 곳의 경우 상당수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회장 역시 지난 9일 간담회에서 “지난해 11월 분양했던 의왕 오전 나구역 532세대는 분양률이 60%에 그쳤고 구미 꽃동산아파트는 1450세대도 17%로 부진했다”면서 “PF사업장 중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들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피력했습니다.
 
문제는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선 분양률이 높아야 하는데,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분양성적이 저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앞서 태영건설은 총 9조5044억원의 보증채무 중 2조5259억원만 우발채무라고 밝혔지만 사업장별로 진행 단계가 상이한 가운데 사업 운영이나 중단, 매각, 재구조화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추가 유동성 확보나 숨겨진 우발채무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표=뉴스토마토)
 
태영건설 측의 자구안 이행여부도 중요합니다. 태영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보유 자산 매각 △강도높은 구조조정 △PF 사업 재구조화·추진사업 조기 안정화 등의 사업 정상화 계획을 발표하며 블루원 담보제공·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계열사 매각이 지연될 경우 필요한 자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수 있어섭니다.
 
특히 워크아웃 개시로 금융사가 보유한 금융채권 행사는 일시 중단되지만, 전국 사업장에서 소요되는 인건비와 공사비 등 일반 상거래채권을 변제해야 합니다. 더욱이 현재 태영건설은 일부 업체의 도급 대금을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로 지급하는 등 공사현장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불 우려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결정되며 금융채무는 유예되나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인건비, 공사비 등의 상거래채권 부담은 남아 있다”면서 “향후 실사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충실히 실행하지 않거나 추가적인 대규모 우발부채가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은 중단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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