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저출생 다른 게 맞지. 명확히 다른 뜻이야. 그런데 이게 뭐가 중요해. 당장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평소 거침없는 입담을 가진 한 취재원이 한 말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여야 구분없이 모두 '저출생'이라는 단어를 쓰며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저출산이라는 용어 자체가 출산율 저하의 원인을 여성에게 지게 한다는 지적에 저출생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요. 저출생이라는 단어를 쓰면 태어나는 아기가 단어의 주체가 되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정치적 올바름에 관심도 없다가, 총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게 중론입니다. 정부는 현재 공식적으로 저출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대표적이겠습니다.
취재원은 "초저출산으로 국가소멸 위기에 놓여있다면서, 단어를 가지고 사회적 혼란을 만드는 게 잘하는건 아니라고 본다"며 "당장 시급한 문제를 앞에두고 누가 더 옳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논쟁하자는거냐"고 비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 0.72명, 사실상 세계 출산율 꼴찌'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요.
분명 저출산과 저출생은 다르게 쓰이는 용어입니다. 그러나 두 용어 중 어떤 용어를 택해 사용하던 목적은 동일합니다.
출산, 출생, 분만 어떤 용어를 쓰든 괜찮습니다. 국민들은 분명 지금보다 괜찮은 육아 환경을 조성해 줄 능력이 있는 사람과 정당에 투표할 것입니다.
용어를 가지고 논쟁하는 것보다 아이를 낳고, 잘 기를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해 보입니다.
사진은 등원하는 유아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