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임지윤

dlawldbs20@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고물가에 지친 가계

2024-03-06 19:39

조회수 : 58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치솟는 물가와 관련해 어머니와 통화했습니다. 3%대를 넘어선 물가 고통을 구체적으로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들 일이라 그런지 어머니는 현 상황을 자세히 얘기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쳤다'였습니다. 제가 고향에 내려갈 때면 늘 사과나 귤, 딸기를 주며 "건강 챙겨야 한다"고 하셨던 어머니가 요즘은 과일을 사기 망설여진다고 했습니다.
 
주먹만 한 사과가 한 봉지에 7개씩 들어있던 게 최근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애들 주먹만 한 사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또 작은 딸기 박스 하나가 보통 8000원이었는데 요즘은 2만원까지 올랐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결국 장 보는 횟수를 줄였습니다. 평소 대형마트를 보름에 한 번씩 갔는데, 이제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간다고 했습니다. 재래시장의 경우엔 수시로 들렸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 갈까 말까라고 합니다. 국은 한 번 끓이면 며칠 먹습니다. 체감상 10% 물가가 오른 것 같다는 게 어머니 대답입니다.
 
아파트 관리비와 기름값 등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어머니 말에 의하면 보통 32~33만원 정도 나왔던 아파트 관리비는 이번 달에 47만6000원이 나왔습니다. 동네에서 기름값이 가장 싼 주유소가 1889원입니다.
 
드라이브와 예쁜 카페 가는 걸 좋아하던 어머니는 취미생활도 거의 안 하는 상태입니다. 필수경비 외 생활비를 줄이다 보니 문화나 친교 모임을 갖지 않는 쪽으로 정한 겁니다. 
 
어머니는 "아마 다른 사람들도 주차장에 요즘 차가 더 많아진 걸 체감할걸""이라며 "보니까 난방비가 올라서 전기난로를 부자들도 많이 쓴다고 하던데"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지친 어머니에게 힘이 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기자로서 정부를 감시하고 아들로서 좋은 정책을 기대할 뿐입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물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물가 안정화 대책으로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등을 내놨습니다.
 
과연 다시 2%대로 물가가 내려갈 수 있을까요. 어머니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를 꾸려가고 있지만, 또 다른 어머니는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가 없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부디 그런 이들이 숨통 트일 수 있는 대책을 지속해서 마련하길 바랍니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판매 중인 귤. (사진=뉴시스)
 
세종=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 임지윤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