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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판 뒤흔드는 ABS…위기의 포수들

2024-04-12 18:09

조회수 :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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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미디어 설명회'에서 ABS 운영계획 등이 안내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2024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후 어느덧 15경기 가량을 치렀습니다. 올해 프로야구는 유독 많은 화제를 몰고 오는 것 같습니다. OTT서비스 TVING의 온라인 유료독점중계부터 피치클락과 ABS(자동볼판정시스템)까지. 
 
특히 ABS에 대한 논의가 뜨겁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지난해 김태균 전 한화 이글스 선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오심도 프로야구에서 하나의 묘미라고 본다"며 "심판이 그동안 쌓았던 경력도 있고 경기 중 중요한 상황에서 오심이 나오면 비디오 판독을 하면 되고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다른 걸 이용하는 것도 있다"고 ABS 도입을 반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막상 시즌이 시작한 후 ABS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선수들은 적응 중, 팬들은 만족 중" 이렇게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야구를 오래 지켜 본 팬들조차 ABS가 판정하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저게 스트라이크야?"라는 질문이겠죠. 
 
하지만 팀 당 10경기 이상 치른 현시점에서 팬들은 긍정적 평가를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의아한 코스에 들어오는 공이라도 ABS 존을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는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물론 한차례 직관을 가서, 그것도 포수 바로 뒷좌석에서 경기를 봤음에도 "이게 스트라이크야?"하는 질문은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죠. 
 
선수들은 여전히 혼란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방망이를 내지도 못하고 '선 채로 삼진' 당하는 타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삼진 당한 타자들은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이지만 항의할 대상은 없습니다. 
 
위기설이 도는 포지션도 있습니다. 바로 포수죠. 앞서 강민호 선수의 발언은 오랜 기간 KBO를 대표하는 포수로서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후배들의 가치 하락을 우려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KBO에서 가장 영리하게 ABS를 이용한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바로 강민호입니다.
 
포수가 가진 능력치 중 '프레이밍(Framing)'이라는 기술이 주목받은 적이 있습니다. 투수가 던진 볼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집어넣는 기술이죠. 메이저리그에서는 이 프레이밍을 데이터화하는 작업까지 추진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유강남 포수가 4년 80억원이라는 대형계약을 맺을 수 있는 배경에는 유강남 선수가 프레이밍의 대가라는 평가도 한몫했죠.
 
그런데 이 프레이밍 기술이 의미가 없게 됐습니다. 제아무리 포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미트질'을 해도 ABS존을 통과하지 않으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재미있는 선수 기용도 나왔습니다. KT위즈의 이강철 감독은 고등학생 시절 포수를 경험했지만 프로 이후에는 한 번도 포수를 해본 적 없는 강백호 선수를 그 자리에 기용했습니다. 어차피 기본적인 포구 능력만 있다면 좀 더 타격 능력이 좋은 선수를 배치하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을 했겠죠. 
 
메이저리그에서도 포수 포지션 선수들이 자동볼판정시스템에 불만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고급 스킬로 평가받는 프레이밍을 갖춘 포수들이라면 더욱 불만이 있겠죠. 
 
스포츠에 첨단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면서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경기 시간 단축이 세계화의 지름길이라고 믿는 야구에서는 이를 위해 더 많은 첨단 기술이 도입될 것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포지션 개념 파괴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ABS 덕에 '수비형 포수'라는 말은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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