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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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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 욕심 그리고 죽음

2024-04-19 13:55

조회수 :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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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업권을 취재하면 돈의 대단함과 무서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없어서는 안되지만 너무 많으면 체하기 쉬운 것이 돈입니다. 부자들의 삶이 한없이 부럽다가도 바닷속 깊은 절벽을 본 것처럼 두렵기도 합니다. 필리핀 세부에서 들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필리핀 호텔엔 카지노가 있습니다. 지난해 인기를 끈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가 필리핀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차무식은 한 호텔 카지노에서 일하기 시작해 막대한 부를 손에 쥡니다.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이 죽고 다칩니다. 허리춤엔 항상 총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차무식도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필리핀 세부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휴양지입니다. 바다와 계곡에서 내리 3일을 있다보니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친분이 있는 한국인 선교사님과 만나 점심을 먹으며 세부에 있는 한인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2주 전 총에 맞고 사망한 한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세부 한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부자 한인이 있습니다. 현금과 금괴를 잔뜩 쌓아놓은 금고를 가지고 있는 이 한인은 같은 한국인을 만나면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반인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액수의 돈과 금을 보여줍니다. 눈 앞에 현금 다발과 금괴를 보여주면 감탄, 부러움 등 만감이 교차할테죠.
 
만감 중 욕심이 커진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부자 한인의 돈에 손을 댄 겁니다. 억대의 돈을 들고 도망간 간 큰 한인은 행복한 꿈을 꿨을지 모릅니다. 드라마 카지노에서 나온 커플들처럼 말이죠. 하지만 덜미가 잡혔습니다. 부자 한인이 이 소식을 듣고 필리핀 경찰 특공대에 신고했습니다. 무장을 한 경찰 특공대는 도둑을 잡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결과는 죽음입니다. 총알이 발사되고 도둑 한인은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돈은 다시 부자 한인의 손에 들어왔습니다. 부의 과시, 욕심의 끝은 죽음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드라마와 현실이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돈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가만히 있던 돈을 과시한 것도 사람이고 욕심이 생겨 도둑질 한 것도 사람입니다. 돈이 대단하고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대단하고 무섭습니다. 여러 핑계를 대며 돈을 평가하던 제 모습을 반성하며 세부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과시가 아닌 겸손, 욕심이 아닌 만족을 찾으면 죽음이 아닌 삶이 기다리지 않을까요.
 
필리핀 세부 (사진=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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