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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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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알지만 잡지 못하는 이유

2024-05-30 10:22

조회수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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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대통령) 격노설에 대한 다양한 증언과 물증이 언론사들의 '단독' 보도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외압'의 의혹이 '대통령실'이 아닌 '대통령'으로 향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나온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채 상병 사망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총 네 차례 직접 전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밖에 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법적인 정황으로 지목되는 '사건 회수' 당일.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세 차례나 전화한 것도 알려졌는데요.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이 사건 처리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입니다. 
 
채 상병 사망사건의 조사 대상자는 민간인과 군인이 포함돼 있고, 거기에 고위 공직자가 뒤섞여 매우 복잡한 사안입니다. 그러니까 민간인은 민간법원, 군인은 군사법원으로 가야 하는 사건으로 조사 기관이 분산돼 사건이 쪼개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사건의 실체를 가리기보다 맹탕 조사만 하다 끝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지적합니다. 
 
더불어 채 상병 사건에서 여러 전화가 있었고, 녹취된 통화 내용은 1년밖에 보관되지 않는데요. 이런 점도 시간이 지연될수록 사건의 실체를 가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목됩니다. 결국 통합적으로 기소와 재판까지 다 마칠 수 있는 특검을 통해 빠르고 신속한 수사만이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의해 다시 국회로 돌아왔지만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됐습니다. 당시 이 모습을 지켜본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은 목청 높아 울부짖었는데요.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들 앞에서 또 울먹이는 시민들을 향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는데요. 4월 10일 총선 전 전국을 돌며 민심을 호소하던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권력만 지키려는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모습이었습니다.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해병대 예비역 중 한 명도 "너희가 보수냐"를 외치는 상황까지 왔는데요. 그러자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평범한 사람들도 2~3명만 모여도 '탄핵'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채 상병 사건의 실체는 이미 다 드러난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과 민의를 외면한 국회의 벽 앞에서 무력감만 느끼게 되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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