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8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시장의 예측대로 기준금리를 6개월 연속 3.25%로 동결했다.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은 물가가 한국은행 목표 수준인 4%대를 웃도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도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동결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기 때문에 당장 증시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배경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중장기적인 파장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일 "금통위의 금리동결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경기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경기가 고점을 찍고 둔화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전망이 좋지 않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동결 배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유럽보다는 미국쪽에 비중이 높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하강 추세가 전망되고 있다"며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쪽 시장이 좋기 때문에 미국 수출비중이 좋은 업종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금리인상이 언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정준 HMC증권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하방리스크 부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일단락됐다는 인식과 함께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 1분기 중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외여건 안정 등 일정 수준이 충족되면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은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고비를 넘기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의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지수 품목 변경에도 불구하고 11월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4%를 넘은 가운데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공공요금 인상도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