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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주식시장이 도박판? '삼성전자 vs. 써니전자'

2012-06-11 11:21

조회수 : 7,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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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국내 증시에서 가장 투자가치가 높은 주식은 무엇일까.
 
2분기 영업이익으로 7조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일까. 아니면 2년 연속 적자인 코스닥시장의 써니전자(004770)일까.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써니전자는 올해 들어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이다. 연초 397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 5일 557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상승률이 무려 1324.55%에 달한다.
 
이 회사 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안철수 테마주'에 분류됐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칠 사항이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
 
◇삼성전자 1주값이면 써니전자 차익만 1378만원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 5월 2일 역대 최고가인 141만8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시작가인 105만8000원 대비 34.03% 급등한 셈이다. 주당 차익은 36만원으로 시장수익률과 비교해 결코 적은 수익률이 아니다.
 
하지만 105만8000원으로 삼성전자 1주를 사는 대신 주당 397원짜리 써니전자 주식을 샀다면 삼성전자 투자수익률의 38배에 달하는 금액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당시 105만8000원이면 써니전자 주식 약 2665주를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연중 최고가인 5570원에 팔았다면 주당 차익만 5173원으로 총 1378만원을 벌게 된다.
 
말 그대로 도박판의 '잭팟(Jackpot)' 같은 이야기지만 이론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 써니전자 유통주식수는 1865만8988주로 적지 않다.
 
◇개미 "삼성전자 영업익 5.8조? 써니전자 적자면 어때?"
 
다만 이런 대박을 터뜨린 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액면가 500원에도 못 미치는 알려지지 않은 주식에 투자할 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첫 거래일 써니전자의 거래량은 2689주에 불과했다.
 
게다가 써니전자는 지난 2010년 8억4035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1311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증가폭은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한다.
 
2010년 영업이익 17조2965억을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엔 석달 만에 5조85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7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개인 투자자들의 태도는 아랑곳없다.
 
실제 한 투자자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난립하는 지금 상황에선 실적은 의미가 없다"며 "삼성전자가 7조를 기록하는 것보다 내 투자금을 불려줄 주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주식 투자의 목적이 수익률이란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면서도 "다만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의 수익률이 1300%를 넘는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도박판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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