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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준금리 13개월 연속 동결 전망 우세.."만장일치는 안될 것"

국내외 전문가 "한은, 7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2012-07-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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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1년간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지를 놓고 시장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외 대다수 경제·금융기관들은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과 달리 이달에는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 가능성이 큰 만큼 금통위에서의 만장일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엇갈리는 전망..대내외 불확실성·물가 '주목'
 
11일 뉴스토마토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채권전문가 9명에게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8명이 동결을 예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금통위의 선제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번달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대신경제연구소, 대우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9개 연구소와 증권사가 참여했다.
 
8명의 전문가들이 동결을 전망한 근거로는 ▲대외 불확실성 여전 ▲국내경기 둔화 우려 ▲물가불안 지속 ▲가계부채 부담 등이다.
 
먼저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으로 진단했다. 또 국내경기의 둔화 우려가 높은 상황이지만,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분위기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제지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견조하고, 아직 국내경기 둔화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달에도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부에서 글로벌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조짐도 나오고 있다"며 "국내경기가 좋지 않지만, 이미 정부가 8조5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키로 발표해 금리 인하 카드는 다음 수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로 최근 2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으로의 전이 가능성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요금이 오르는 상황에서 가뭄이나 홍수 같은 이상기후 때문에 여름철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인 유가나 환율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가 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우리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문제도 통화정책 변화에 부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 실장은 "가계부채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현재 국내 경제상황에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 달엔 일부 전문가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동참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얘기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2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주요 20개국(G20)에서 이머징국가가 내수를 부양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런 분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이 확실히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며 "8월엔 기준금리 인하를 보고 있지만, 이번달에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댜수 국제IB도 '동결' 전망..모건스탠리는 '인하'
  
대다수 국제투자은행(IB)들 역시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 위험이 완화됐고, 대내외 경기둔화 등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됐지만, 정부의 추가 재정투자에다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는 "물가상승 요인이 상존하고, 금리인하가 대외여건을 직접적으로 개선시키지는 어렵다"며 "국내경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는 한 금년 중엔 한은이 금리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 방크(Deutsche Bank)와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등은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추가 재정투자 등이 예상된다"며 "공공요금 인상과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율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Barclays Capital)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재정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는 한은이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한은 금통위가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3%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일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로 시장예상치 2.5%를 밑돌았다"며 "인플레이션은 하반기에 문제가 안 될 것이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금리를 하향조정하는 것은 불확실한 경제환경 속에 기업들에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가계의 빚 부담을 완화해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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