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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만삭아내' 살인 의사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즉각 상고

2012-12-0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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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7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의사 백모씨가 이날 선고 직후 즉각 상고했다.
 
앞서 1·2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던 백씨는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고, 지난 6월 대법원은 '사망원인'을 치밀히 검증하라며 파기환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백씨의 사건을 재심리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사망원인이 '액사'이고, 그 범인이 피고인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며 원심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백씨 측이 대법원에 다시 상고장을 제출함으로써 대법원의 판단을 남겨 두게 됐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윤성원)는 "피고인의 손톱이나 손가락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목 부위의 여러 피부까짐, 오른 턱뼈각 주변의 멍과 내부출혈 등은 생전에 생긴 손상"이라며 "이 같은 소견들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 과정에서는 생길 수 없다. 피해자의 머리 정수위 부위 열상과 멍든 다수의 상처들은 액사의 과정 또는 피고인과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헨스게표(Henssge Nomogram:사후체온의 변화를 고려해 사망추정시각을 정하는 방법)로 사망시간을 추정하기 위한 기본조건이 충적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백씨 측은 "헨스게표에 의한 사망추적시간에 따르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집을 나간 이후에 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당일 직장온도 측정은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현장이 아닌 사체가 영안실로 이동된 이후에 이뤄졌다"며 "두 장소의 외부 온도에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체의 이동에 의한 환경 변화가 사체의 냉각 속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핸스게표의 기존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와 다투다가 목을 조른 것이라면 피해자의 사망장소가 욕실이 아닐 가능성도 있으므로, 욕실의 외부 온도를 헨스게표에 대입해 계산된 사망추적시간은 이 사건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상처들, 옷, 침대 이불과 패드에서 발견된 혈흔은 다툼의 흔적으로 판단되고, 피고인이 사건 이후 당일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전화를 전혀 받지 않은 등 의문스러운 행동을 보였다"며 "이 같은 의심스러운 정황등에 비춰볼 때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은 희박하다. 계획적인 살인 동기는 인정되지 않으나 피해자와 말다툼과 몸싸움을 하다 우발적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경위는 인정된다"고 말했다.
  
백씨는 지난 1월14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만삭인 아내 박씨와 다투다가 박씨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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