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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코넥스 출범 앞두고 빛바랜 스팩, 유종의 미 거둘까?

끝물투자 나선 한일진공기계·선데이토즈 흥행 기대

2013-06-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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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한동안 외면을 받던 스팩시장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근 1년여만에 2개의 스팩이 흡수합병을 공시하며 오는 9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선다. 
 
스팩은 공모를 통해 우량 비상장회사를 발굴한 뒤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페이퍼 컴퍼니로 중소, 벤처기업들이 일반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보다 좀 더 간소한 방법으로 단기간에 상장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흥행에 실패한데다가 오는 7월 코넥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존재의의가 상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키움스팩 1호가 한일진공기계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진공증착장비 전문기업인 한일진공기게는 키움제1호 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예비심사를 통과하고 9월중 상장에 나선다.
 
스팩은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시장에 등장하며 총 20여개가 상장됐다.
 
지난 2010년초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며 기대를 모았지만 3년여간 6개만 합병에 성공했을뿐 대부분 존립기한(3년)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에 들어갔다.
 
상장에 성공했던 현대드림투게더스팩(삼기오토모티브(122350)), 신한제1호스팩(서진오토모티브(122690)), 신영해피투모로우제1호스팩(알톤스포츠), 교보KTB스팩(코리아에프티(123410)), HMC IB제1호스팩(화신정공(126640)), 이트레이드 1호스팩(하이비젼시스템(126700)) 등도 스팩상장에 대한 시장의 편견을 이겨내지 못하고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들 스팩기업들은 공모된지 3년내 비상장기업과의 합병을 이루지 못할 경우 청산되기 때문에 투자원금 회수를 둘러싼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기대를 모으며 우후죽순처럼 난립했던 스팩 시장이 이처럼 본격적인 궤도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부진을 겪은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업계, 투자자, 정부당국 등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투자자들이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에 대해 일반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팩기업의 상장에 나섰던 증권사들도 스팩기업을 '계륵'처럼 인식하며 관련 합병기업에 대한 발굴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합병대상 기업을 대부분 정부의 녹색성장 기조에 맞춰 친환경이나 대기업관련 부품제조기업에 주력하는 등 전략적 발굴 노력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최근 각종 세제 등 혜택을 제공하는 코넥스와 달리 스팩을 통한 자금조달 창구 다양화라는 목적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비상장기업의 미래 추정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때 높은 자본환원율을 적용해 인수합병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최근 정부의 벤처 활성화 정책에서도 스팩이 제외되면서 그나마 스팩에 관심을 갖던 중소, 벤처기업을 멀어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ECM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개설이 눈앞에 온 상황에서 스팩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식어버린 상황"이라며 "증권사나 투자자도 더이상 스팩에 대한 관심을 보이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코넥스 시장의 지정자문인으로 상장 준비에 나서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과 달리 세제혜택이 없는 스팩시장은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중 줄이은 스팩의 상장 폐지가 이어질 경우, 증권업계에는 청산에 따른 공모자금 회수에 대한 책임 공방이 또 한번 몰아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팩기업은 합병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을 되돌려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오는 9월 스팩기업의 상장에 나서는 한일진공기계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사진 제공 = 한일진공기계)
 
한일진공기계의 경우 국내외 대부분 스마트제조사에 제품을 상장에 공급하고 있는데다, 이들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란 확실한 수혜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일본, 독일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진공코팅 기계분야에서 독자적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 속에 제조업종으로는 높은 수준의 20%를 뛰어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는 점도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장형기 키움증권 기업금융1팀 이사는 "기존 합병상장했던 기업들은 하이비젼시스템을 제외하고 공모가 이하를 기록하는 등 흥행이 저조했지만 한일진공기계의 경우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자들의 코팅기계 수요 확대와 기술력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작용할 것"이라며 "합병결정이후 공모가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시장에서의 관심도 이전과 달라 충분한 흥행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게임 열풍을 주도해왔던 '애니팡'의 선데이토즈도 지난달말 하나그린스팩과의 흡수합병을 공시하고 10월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고 밝히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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