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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해운업 2분기 성적표..대형선사 '흐림' 중소선사 '맑음'

컨테이너 부문 부진..한진해운·현대상선 적자지속

2013-08-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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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성수기 효과는 없었다. 2분기에도 해운업 침체는 계속됐다.
 
컨테이너 물량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 선사들은 선박 공급 과잉으로 운임 인상에 실패하고, 일부 지역은 되레 운임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벙커C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운임 인상 실패로 인한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벌크선, 가스선 등을 주로 운영하는 중소선사들은 실적이 개선됐다. 틈새시장에서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하며 경기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 전망은 희망적이다. 7월 초 단행한 운임 인상분이 적용되고 벙커C유 가격의 안정세가 예상되면서 일부 선사들의 경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본격적인 시황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해운업계가 운임하락과 운임인상 실패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대형선사와 달리 틈새시장을 공략한 일부 중소선사들은 실적이 개선됐다.(사진=뉴스토마토 자료)
 
해운업계 1, 2위인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한진해운은 영업손실 557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2조6683억원, 당기순손실은 804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상선도 영업손실 668억5000만원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1조8332억500만원, 당기순이익은 323억3300만원을 기록했다.
 
1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TX팬오션(028670)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벌크선 물량이 많은 STX팬오션은 2분기 벌크부문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하락했지만, 화물수송량이 늘고 고가의 선박을 반납하면서 용선료를 절감해 영업손실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선사의 수익성 악화는 유럽 등 주요 지역의 컨테이너 운임 하락과 운임 인상 실패에서 기인했다. 특히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70%가 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기준 2분기 유럽항로의 평균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당 78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이상 급락했다.
 
미국 서부는 TEU당 2059달러, 미국 동부는 321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0% 가량 하락한 수치다.
 
아울러 4월과 5월 운임 인상에 실패하면서 2분기 평균 컨테이너 운임이 1TEU 당 1185달러로 전년(1365달러)에 비해 낮았던 점도 실적 악화에 한 몫 했다.
 
반면 국내 1,2,3위 대형선사에 비해 중소형 선사들은 실적이 개선됐다.
 
대형선사들이 컨테이너 부문에 치중한 것과 달리 벌크선, 가스선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2위 벌크선 전문 해운사인 대한해운(005880)은 2분기 영업이익 262억2100만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93% 줄어든 1388억2200만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76.45% 감소한 59억3700만원으로 집계됐다.
 
KSS해운(044450)은 매출액 301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5.8%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66억원을 달성했다.
 
가스선이 전체 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KSS해운은 틈새시장에서 대형 화주와의 장기용선계약을 체결, 시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엔화약세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외에 주로 아시아 노선에서 벌크물량을 수송하는 고려해운, 장금해운 등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불황 속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3분기에는 주요 항로의 운임 인상이 완료되고 벙커C유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황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운임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여전히 지난해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지난달 평균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유럽은 31.9%, 미국 서부는 2.9%, 미국 동부는 9.4% 하락한 상태다.
 
이와 함께 제조업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Reshoring 영향으로 실제 물동량 회복세가 주춤한 점도 시황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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