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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무경쟁·관치금융, 금융산업 위기 자초.."구조개선 시급"

2013-10-01 13:32

조회수 :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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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국내 은행지주회사의 수익구조가 지나치게 이자수익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는 정부 금융당국 수장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발언 중 하나다. 한국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내는 말이다.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50개 금융기관 CEO를 대상으로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점수'(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 100점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평균치는 66.3점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한 점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산업 규모는 세계 15위정도인데 비해 경쟁력은 상당히 낮은편에 속한다"고 전했다.
 
◇은행권, 이자수익에만 의존..수익성·경쟁력 '↓'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은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돼 예대마진이 줄어든 탓이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5년 18.42%에서 올 2분기 3.09%까지 떨어졌다"며 "금융산업 위기라기 보단 종사자의 위기며 금융산업 자체가 활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뱅커지(紙)에 따르면 지난 2011년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등 미국 상위 5개 은행의 ROE는 9.06%로 국내은행의 3배에 달한다. 중국과 인도의 은행도 각각 27%, 23.46%다.
 
기형적인 수익구조에 더해 독과점인 업계 환경도 문제다. 외환위기 당시 5개 시중은행이 문을 닫았지만 이후로는 퇴출되거나 신규진입한 은행은 한 곳도 없다.
 
금융시장의 경쟁을 금융당국이 앞서서 막다보니 자연스레 은행들은 수수료나 금리를 담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홍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금융권이 수년간 영업을 쉽게 해온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금융당국이 그동안 해온 비용절감, 점포축소 등도 단기적인 대책에 불과해 근본적인 구조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의 관(官)영화..인사까지 개입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또 다른 덫은 '관치금융'이다. 올초 이장호 BS금융그룹 회장 퇴진 논란에 이어 최근 한국거래소(KRX) 이사장 선출에도 정부인사가 개입했다는 비난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인사개입에 임원이나 CEO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청와대와 국회의원들과 인맥 쌓기에 바쁘다"며 "금융권 CEO의 자질은 정부관료와의 친밀도"라고 뼈있는 농담을 덧붙였다.
 
원 교수는 "금융산업 CEO의 능력은 영업력으로 가늠하는데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며 "정부기관이 인사까지 개입하면 혁신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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