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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서울대병원 총파업 돌입..첫날부터 곳곳 '마비'

환자 불편 가중, 의료대란 현실화 우려 제기

2013-10-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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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6년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파업 첫 날인 23일 이른 아침부터 곳곳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지는 등 환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병원 1층 로비에 마련한 농성장에서 환자와 방문객들에게 파업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선전 활동을 벌였다. 다만 정상적 진료행위가 불가능해진 탓에 환자와 보호자들의 원성이 잇따르면서 노조 측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물론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인력은 유지되고 있으나 근무 인력이 대거 파업으로 빠지면서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병원 운영이 곳곳에서 마비되는 현상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병원 운영에 일부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사진=조필현 기자)
 
서울대병원 1층 로비에는 아침부터 농성을 벌이는 조합원 200여명과 환자들, 외래 방문객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방문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던 길을 멈추고 농성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파업이 장기화하고 노조원의 파업 가담이 늘어나면 입원 환자와 외래 방문객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 예정된 노조의 파업출정식 이후 인력이 대거 빠져나갈 것에 대비해 부서별 대체인력 투입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입원 중인 한 환자는 “거동이 불편해서 원래 병원 직원이 휠체어를 밀어줬는데 오늘은 그럴 사람도 없어서 혼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내려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6월부터 40여 차례에 걸친 노사 간 장기 교섭이 끝내 결렬,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실제 파업 첫 날인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파업으로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임종필 서울대병원 홍보팀장은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업무의 기능 정상화를 비롯해 환자들의 진료에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노조 측과의 교섭을 통해 조속히 파업이 종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노조는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이날 선택진료제 폐지를 통한 의료공공성 강화와 임금인상 등을 놓고 막판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전체 조합원 1400여명 중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배치된 최소 필수 인력을 제외한 350∼400여명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노조의 총파업은 2007년 10월 이후 6년 만이다.
 
노조의 주요 요구내용은 ▲13.7% 임금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인력충원 ▲선택진료제 폐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올해 68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현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경기침체로 인한 환자 수의 정체 및 구조적인 저수가 문제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등으로 병원의 경영여건이 현저히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사측에 단체교섭을 계속 진행하자고 제안한 상태”라며 “사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병원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남 건강검진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등 총 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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