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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가요계와 드라마계, YG 대형 배우 영입에 시각차

2014-03-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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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은 배우 차승원. (사진=YG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대형 가요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톱배우들을 영입하면서 연기자 파트를 강화하고 있다. 배우 차승원에 이어 한류 스타 최지우가 최근 YG와 계약을 맺었고, 영화 ‘7번방의 선물’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아역배우 갈소원 역시 이들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런데 연기자 파트 강화에 나선 YG의 행보를 바라보는 가요계와 드라마계의 시각에 묘한 차이가 있다. YG의 대형 배우 영입은 향후 연예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까. 가요 기획사들과 배우 기획사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가요계 “역시 대형 기획사..롱런 위한 장기적 포석”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YG의 잇따른 연기자 영입에 대해 “YG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중소 기획사로선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롱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가수들은 연기자들에 비해 활동기간이 짧은 것이 보통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활동기간은 평균적으로 5년 정도다. 그런 점에서 가요 기획사들은 그 이후를 대비할 만한 대책을 세워야 되고, 그 중 하나가 연기자를 영입해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연기자들은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요 기획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기획사의 입장에서 봤을 땐 배우들을 매니지먼트할 경우 트레이닝비나 곡비 등 기타 진행 비용이 덜 든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계 “대형 배우 영입해도 수익은 안 남아”
 
하지만 배우 기획사 쪽의 이야기는 다르다. 한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수익이 더 많이 남는 것은 오히려 가수들을 매니지먼트할 경우”라며 “배우 기획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 현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종 비용을 다 제하고, 배우와 소속사가 수익을 배분하면 소속사 입장에선 남는 것이 없다. 톱배우일수록 기획사 입장에선 더 적자일 수밖에 없다”며 “톱배우 영입을 통해 순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G가 톱배우들과 손을 잡은 이유가 뭘까.
 
또 다른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순수익이 남지 않을지라도 매출 증대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상장사로서의 위치를 더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톱배우들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연예계에서 주도권을 쥔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YG가 톱배우 영입 나선 진짜 이유는?
 
올해초 차승원의 영입 사실을 발표했을 당시 양민석 YG 대표이사는 “영상 제작 분야 강화를 위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연기자 매니지먼트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있다"며 "YG의 방송 콘텐츠 제작 역량도 강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톱배우 영입에 회의적인 배우 기획사 관계자들도 “직접 방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회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자체적으로 드라마나 뮤지컬 등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이 콘텐츠에 소속 배우들을 출연시킨다면 수익 창출을 위한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YG는 최지우의 영입을 통해 해외 시장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최지우는 지난 2002년 방송됐던 드라마 ‘겨울연가’ 출연 이후 일본에서 ‘지우히메’라고 불리는 등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YG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에 최지우가 출연하고, 이 콘텐츠가 해외에 수출돼 부가 수익을 올리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현재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 빅뱅, 2NE1 등 기존 가수들과 새로 영입된 배우들 사이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한 연예 관계자는 “가수 매니지먼트나 배우 매니지먼트 등 한 가지만 해서는 업계 최고가 되기 힘든 시대가 됐다"며 "넘버원 자리를 차지하려는 대형 기획사들의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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