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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초점)다음-카카오, 합병결의..배경과 전망은?

2014-05-2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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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앵커 : 2위 포털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운영업체 카카오가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국내 인터넷업계 역사상 최대의 빅딜이라는 평가인데요. 배경과 앞으로 전망에 대해 IT부 최용식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우선 합병조건이 궁금한데요.
 
기자 : 예.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통해 관련 안을 결의했으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인데요.
 
합병조건을 살펴보면 소멸법인 카카오의 주식을 존속법인 다음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카카오로서는 일종의 우회상장을 하는 셈인데요. 합병비율은 1대 1.5입니다.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추산하면 카카오 3조원, 다음 1조원 수준입니다.
 
앵커 : 그렇다면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이 삼킨 셈인가요?
 
기자 : 예. 맞습니다. 기업가치만 하더라도 3배 가량 차이 나는데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우호지분까지 합쳐 40% 안팎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되고요. 합병법인의 사실상 오너가 됐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양보와 결심이 매우 큰 역할을 했는데요. 이재웅 창업자는 합병이 이뤄지면 불과 5% 미만의 지분율을 갖게 돼 실질적으로 오너십을 상실하게 됩니다.
 
통합법인의 이름은 ‘다음 카카오’입니다. 양사는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순차적으로 조직을 통합한다는 계획입니다. 직원은 다음 2600명, 카카오 600명 합쳐 3200명이 될 전망이고요. 시총 4조원, 코스닥 2위 규모의 인터넷 상장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앵커 : 합병배경이 무엇인가요?
 
기자 : 오늘 기자간담회가 있어서 갔는데요. 최세훈 다음 대표는 “양사 경영진은 친밀한 관계를 갖고 어떤 협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자주 대화를 나눴다”며 “이러한 고민이 발전돼 합병이라는 결정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애매모호한 답변이라는 생각인데요.
 
이에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성장정체에 직면한 현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 4년간 다양한 신사업을 벌였지만 대부분 실패했으며, 카카오 또한 게임중개사업 외에는 큰 성공을 거둔 사업체가 없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선두업체인 네이버로부터 강한 압박을, 벤처회사들로부터 격한 추격을 받게 될 텐데요. 벼랑 끝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시너지를 낼 요소는 있을까요?
 
기자 : 분명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실제 카카오 입장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이 유입돼 다양한 글로벌사업 및 마케팅활동을 진행할 수 있고요. 유무선통합시대에 맞춰 PC기반의 인프라 확보도 가능합니다. 카카오는 모바일의 강자지만 PC에서는 큰 영향력이 없으니 환영할 일이죠.
 
그리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복잡한 상장절차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음 또한 수천억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누리는 한편 여러 신사업과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주인이 없는 회사라는 개념이 강했는데 벤처업계 거물인 김범수 의장 지휘 아래 탄탄한 조직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 그렇다면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이 될 텐데.. 장애물은 없을까요?
 
기자 : 예. 첫 번째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는 일입니다. 합병의 경우 회사 중대사안으로서 반대의견을 가진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결정에 반대를 하니 내 주식을 되사달라”는 요구로 쉽게 설명 가능한데요
 
이에 다음과 카카오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의 매수대금을 책정하고 회사비전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겠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게 바로 매수대금인데 상당한 액수를 준비한 셈입니다. 그만큼 의지가 강고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이한 기업문화를 가진 두 회사가 합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다음의 경우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고 카카오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과연 잘 맞을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구조조정설도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요. 일부 사업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회사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적에 대한 부분도 부담입니다. 선도사업자인 네이버는 검색시장과 메신저 해외사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다음과 카카오톡이 과연 여기에 맞서 어떤 결과물을 낼지 주목됩니다.
 
앵커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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