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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경찰은 질서유지선 포함 안돼"…민변 "법원 판단 환영"

공무집행방해 혐의 기소 민변 소속 변호사 무죄 판결

2015-08-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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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상 정당한 집회에서 경찰 병력은 질서유지선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다만 민변은 집회를 방해하는 경찰을 체포하려는 행위에 일부 유죄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는 20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민변 소속 김유정(34), 이덕우(58), 송영섭(42), 김태욱(38) 변호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이 집회를 방해하는 경찰을 체포하려 한 행위가 체포미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벌금 150만원~2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윤승은)는 집회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기소된 권영국(52) 변호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으나, 일반교통방해죄와 모욕죄에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 재판부는 민변이 집회를 신고한 장소에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경찰 병력을 대거 배치한 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므로 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이날 "민변 등이 주최했던 대한문 집회에 대해 법원은 집회 장소 내 경찰력은 질서유지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경찰의 자의적인, 집시법상의 위법한 설정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집시법 13조에 나오는 질서유지선에 대한 최초의 판례가 될 것으로 본다"며 "집회 장소의 중요성과 집회가 최대한 자유롭게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에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반면 유죄 판결에 대해서는 "질서유지선을 설치해 집회를 방해한 점이 인정되는데, 이를 방해한 현행범인 경비과장을 체포하려고 했던 행위는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를 체포미수로 유죄로 인정한 것은 위법한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에 대해 일반 사람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송영섭 변호사는 "질서유지선에 대해 과거에는 명시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수많은 집회 현장에서 사실상 이를 제한하고 박탈하는 관행이 형성돼 왔다"며 "그러한 점에서 법원이 집회 장소 내 경찰력이 질서유지선 명목으로 방해하는 것이 명확한 잘못이라고 판시한 점에서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전제로서 공무가 부적법하고, 부적법한 공무를 시정하지 않는 경찰을 제지한 후 적법하게 전환되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는 행위에 대해 일부 유죄를 판결한 것은 이후에 계속해서 정당성을 인정받도록 하겠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이들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하던 도중 경찰의 질서유지선 설치에 반발해 남대문경찰서 최모 경비과장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한문 집회에서 일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권영국 변호사가 20일 오후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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