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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서울서 1시간거리 양주에도 '전세난민들 모여'

전철역 인근은 물론 외곽까지 문의 급증…가격 덩달아 올라

2016-02-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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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서울에서 오시는 분이 급격히 늘었어요. 신도시로 지정될 무렵부터 덕계·덕정 지역에서 영업을 해왔는데, 최근처럼 서울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때가 없었어요." (덕계동 D공인중개사 대표)
 
양주 덕계역 주변. 사진/이준혁 기자
 
양주신도시는 지난 몇년 동안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10곳의 '2기신도시' 중 하나다. 하지만 경기 북부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당초 계획 만큼 주목받지 못했던 곳이다. 전철역과 가까운 지역도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의 지독한 '전세난'이 이어지며, 인접 도시는 물론 전철로도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지역에까지 전세난민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양주시의 최근 모습이 그렇다.
 
몇일 전 방문한 양주시 회천동과 양주동 일대는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로에는 건설현장을 오가는 중장비가 버스나 승용차보다 많았다. 비교적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는 덕계역·덕정역 주변과 고읍지구 외엔 4개동 이하의 작은 단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집을 구하기 위해 먼길을 달려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수요는 새아파트는 물론 지은지 10년이 다 돼가는 아파트까지 다양하다.
 
덕계역 도보 거리에 있는 유일한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인 '양주 덕계 푸르지오'. 사진/이준혁 기자
 
덕정역과 도보 20여분 거리에 있는 동안주공3단지는 지난 2001년 지어진 입주 16년차 대규모(1290가구) 단지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59㎡ 주택형은 매매의 경우 1억2000만원~1억4500만원, 전세는 1억1000만~1억2500만원, 82㎡형는 1억7500만~1억8000만원, 1억4000만~1억4500만원이다.
 
이는 지난 2014년 말 대비 상당히 오른 가격이다. 당시 전용면적 59㎡ 기준  매매와 전세가는 각각 1억1000만~1억3000만원, 7500만~8500만원이었다. 전용 82㎡는 1억5000만~1억7500만원, 8000만~1억2000만원 선이었다. 전셋값의 경우 50% 가량 급등했다.
 
인근 H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가격이 급등해 망설이는 손님들이 많지만 서울의 전세난이 워낙 심해 역과 가까운 단지 위주로 손님의 관심이 적잖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1호선(경원선) 전철역과 가까운 단지는 물론 역에서 버스로 15~25분 거리인 옥정동 양주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신도시 지정 전인 지난 2003년 6월 조성된 '세창리베하우스'에도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질 정도다. 이 단지는 전용 85㎡, 998가구 규모다.
 
G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난 해 봄 매매 1억1000만~1억3000만원, 전세 7000만~8000만원 받던 전용면적 85㎡ 집이 각각 1억6000만~1억8000만원, 1억500만~1억4000만원으로 급등했다"며 "13년이 다 돼가는 아파트지만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양주신도시 권역 내에서 매매가 가능한 아파트는 물론 하반기나 내년 완공되는 아파트들의 분양권 문의가 적잖다"고 덧붙였다. 
 
양주신도시 지정 전부터 있던 998가구 '세창리베하우스' 단지. 13년이 다 돼 가는 이 단지에도 전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이렇게 수요자가 몰리자 투자자들의 분양권 거래문의도 늘었다. 양주동 Y공인중개사 대표는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목적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서울7호선 지하철 연장 관련한 사업 계획이 발표될 경우 문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재건축 관련 이주 수요가 경기 남부 중심으로 주목받긴 하나, 경기 북부도 서울 북부지역 전세 시장의 불안 때문에 살필만 하다"면서 "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이 다소 움츠러들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폭락할 수준은 아니고, 북부는 아직 호재가 있다"고 진단했다. 
 
함 센터장은 또 "수도권 북부는 남부와 달리 가격변동폭이 크지 않아 매도할 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실수요자 위주로 관심 가져볼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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