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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북한 정권교체 바라지 않아" 트럼프, 북미 실무협상 유도

2019-09-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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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북한의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 북미회동 직후 그가 공언했던 비핵화 실무협상이 좀처럼 재개되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문제를 거론하며 협상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란 관련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중 북한 문제를 불쑥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많은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좋으며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난 나라라는 특유의 발언도 반복했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후 요구사항을 기존 제재 완화에서 체제보장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경우에 따라 북한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재임 당시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원칙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비핵화를 위해 모든 제재와 압박수단을 동원한다'와 함께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으며 압박 이후 대화를 추진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최선희 북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대미 압박에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최 부상의 발언에 미 국무부가 "북한이 답을 주는 대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대화 동력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북미대화 성사를 위한 우리 정부의 측면 지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방차관급 다자안보협의체 '2019 서울안보대화' 토론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향후 북미 실무협상을 놓고 포지셔닝(위치설정)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 대내적으로도 자국 주민들에게 '체제 단속'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북미 간 실무협상이 곧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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