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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왜 우리만 조작 가수냐”…메이저나인 ‘음원 사재기’ 정면 반박(종합)

‘회계자료’까지 공개하며 결백 강조

2020-01-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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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메이저나인이 음원 사재기의혹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7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는 연예 기획사 메이저나인의 김상하 부사장과 황정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메이저나인은 가장 먼저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던 블락비 박경의 행태를 꼬집으며 그가 SNS에 글을 올렸을 당시 음원 차트를 공개했다. 김상하 부사장은 박경은 그냥 당시 20위권에 있던 중소형 기획사 뮤지션들을 언급한 거다. 이게 어떻게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용기를 내 의혹을 제기한 거냐고 밝혔다.
 
소속사는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20193분기까지의 회계자료를 공개했다. 지난해 투자를 받기 위해 이 내용을 통해 감사를 받았기에 조금의 거짓도 없다고 설명했다. 회계보고에 따르면 메이저나인은 지난해 약 26백만원, 곡당 평균 2000만원 정도를 마케팅을 위해 지불했다.
 
‘180’, 우디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등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던 노래들은 약 2억원 정도의 수익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이 노래들의 제작비 및 바이럴 마케팅 비용은 이 수익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디지털 싱글이 아닌, 앨범 단위로 발매했던 경우의 제작비는 더욱 커졌다. “만약 사재기를 했더라도 큰 수익이 나지 않는 데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소속사의 설명이었다.
 
바이브. 사진/뉴시스
 
또한 김상하 부사장은 이렇게 말하면 행사 수익을 이야기한다. 우디는 1년간 9개의 행사를 했고 그 중 하나는 돈을 받지 않았다. 평균 500만원 선이다. 그 수익을 아티스트와 배분하고 인건비, 회사 유지비 등을 따지면 별로 남는 게 없다. 남을 수가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마치 흥행불패처럼 알려진 메이저나인의 음원 성공률은 생각보다는 저조했다. 김 부사장은 “2018 4월부터 지금까지 싱글과 타이틀곡을 24개 발표했다. 성공은 8, 본전은 2, 나머지는 모두 실패했다. 실패한 노래가 더 많다. 페이스북으로 마케팅을 하지만 텔레비전 광고와 똑같이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대중이 선택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줄곧 음원 사재기의혹으로 내세웠던 페이스북 마케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사실 관계를 따졌다. 2015년 페이스북 마케팅의 시작부터 와우, 포엠, 리메즈, 딩고 등 네 회사가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음원 강자이미지를 굳혔던 뮤지션들을 비롯해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도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페이스북 마케팅 회사가 이상한 곳들이 아니다. 그들은 이름만 들어도 잘 알고 있는 대기업들의 마케팅도 하고 있다. 과거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던 노래들도 대부분 이 마케팅을 사용했다. 아마 리메즈 소속 뮤지션들이 1위를 하면서 발생한 리메즈 쇼크이후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커졌던 것 같다. 이제 와서 누구는 인기 가수고, 누구는 조작 가수라고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이저나인은 음원 마케팅이 단순히 페이스북 파워 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광고 비용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임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멜론 이용자 수는 10대와 20대가 가장 많다. 페이스북 역시 똑같다. 그리고 오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가장 많다. 그래서 그 시간대에 18~24세를 타겟으로 마케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나인 로고
 
페이스북 마케팅 업체들이 힘을 실었던 노래들은 멜론 50대 유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공유됐고 음원 사재기의혹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날 메이저나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명 아이돌 그룹들 역시 50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김 부사장은 “전체 차트에서 1위를 하면 50대 차트에서도 비슷한 추이가 나온다. 50대 인기 순위가 어떻게 집계되는 지는 우리도 모른다. 얼마 전에는 힙합 가수들이 50대 유저 사이에서 1등이었다. 우리도 사재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어떤 과정으로 이 순위가 집계되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멜론을 이에 대해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메이저나인에 따르면 멜론은 2018년 새벽 실시간 차트를 폐지와 함께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음원 순위에 집계되는 것은 하루, 하나의 아이디, 한번의 스트리밍뿐이다.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약 90만 명의 아이디가 노래를 들어야 하는 셈이다. 관계자는 사재기를 하려면 아이디가 수십만 개 있어야 한다. 아이디 하나에 만원이라고 해도 억 단위가 넘어간다. 여기에 그 시스템을 돌릴 장소, 그걸 관리할 인력까지 생각하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한달 간 1위를 하면 2억 정도의 수익이 나는 데 애초에 맞지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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