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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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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스텝, 985억 유증…최대주주 51억 참여에 그쳐

3월 IPO(158억 조달)이어 이번 유증 통해 985억 조달…올해만 1143억 증자

2021-12-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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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성남·박준형 기자] 985억원으로 유상증자 규모를 확정한 자이언트스텝(289220)의 구주주 청약이 이날(10일)로 종료된다. 최대주주가 총 자금조달 규모의 5%에 불과한 51억원 가량 참여를 선언한 상황에서 최종 구주주 청약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테마의 대장주로 분류되며 올해 3월 상장 이후 10배 넘는 주가 급등이 이어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자금 조달인 만큼 이번 유증 결과가 향후 주가 전망을 예상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래프/뉴스토마토
 
3월 IPO(158억 조달)이어 이번 유증 통해 985억 조달…올해만 1143억원 증자
 
1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자이언트스텝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자이언트스텝은 주당 7만8100원에 총 985억원 가량을 조달한다. 증자 방식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자이언트스텝은 조달자금 중 685억원 가량을 메타버스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자회사 편입 용도로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3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 자이언트스텝은 158억6200만원 규모의 공모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후 9개월여만에 다시 증자에 나서 올해만 총 1143억원 가량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IPO 자금 중 70억원 가량은 이미 집행된 상황이다. 이중 45억원은 타법인 취득 자금에 쓰였다. 우선 자이언트스텝은 15억4000만원을 AR·VR(증강·가상현실), 리얼타임 콘텐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관련 기업인 브이레인저의 지분 66.7% 인수에 지난 5월 사용했다. 이후 8월에는 실감형 콘텐츠 솔루션 및 버추얼 휴먼(캐릭터, 인플루언서, 아티스트 등)의 B2C 활용 목적으로 트립비토즈 증자에 30억원 가량 참여해 지분 6.26%를 확보했다. 타법인 취득 자금 사용을 제외한 시설자금 24억6500만원도 집행됐다. 자이언트스텝은 "해당 자금 집행을 제외한 기타자금인 88억5000만원은 안정성이 보장되는 금융상품 등에 유치했다"고 밝혔다.
 
자이언트스텝은 1년래 두차례의 걸쳐 자금 조달에 나서지만 목적의 차이점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먼저 IPO 당시 조달한 시설자금은 A.I-ONE 스튜디오 2와 같은 LED(발광다이오드) 스튜디오 구축으로 사용된 반면 이번 유증에선 XR 라이브 솔루션 및 리얼타임 엔진 솔루션을 기반으로한 프로젝트 A-1과 A-2와 같은 인터랙션(쌍방향성)이 가능한 미디어 아트를 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운영자금의 경우에도 IPO 당시에는 미국 사업 확장용으로 사용됐지만, 이번 유증의 운영자금은 버추얼휴먼 신사업에 대한 확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의 경우 기존 리얼타임 콘텐츠 및 AR·VR 콘텐츠 제작사 등과 관련된 업체를 인수할 목적으로 이번 유증 자금의 사용목적과 유사하지만, 회사 측은 더 나아가 VFX(시각특수효과) 사업부문 강화 및 Full 3D 메타버스 온라인 서비스 사업 확대를 위한 인력 충원 성격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특히 자이언트스텝은 이번 유증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주주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주 1주당 신주 1주의 무상증자도 같이 진행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985억 유증, 최대주주는 51억 참여…우리사주도 7%에 불과
 
자이언트스텝이 적극적으로 이번 증자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의 참여 비중과 내부 직원에 배정된 우리사주 물량을 살펴보면 의문 부호가 달린다. 회사의 미래가 달린 사업자금을 기존 주주와 일반투자자에 대거 의존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이언트스텝의 최대주주는 이번 증자에 배정 물량(21만8662주)의 30% 정도 참여할 예정이다. 금액으로는 51억2300만원 가량. 총 증자 규모의 5% 수준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하승봉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는 유증 참여를 위해 한도내 신용 대출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최대주주의 나머지 신주인수권 및 특수관계인 등의 신주인수권은 전량 장외거래로 전략적 투자자(SI)에게 매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사주 배정물량도 7%에 불과하다. 자이언트스텝은 정관상 20% 까지 배정이 가능하다. 자이언트스텝은 3월 IPO 당시에도 발행 주식의 8.9%만을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배정물량의 50% 정도에 참여하면  최대주주가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한다"며 "우리사주 7% 배정의 경우에도 최대주주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주주에게 역설하듯이 내부 직원과 함께 비전을 공유하는 측면에서 최대치 물량을 배정하는 것이 잠재적인 가치 공유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시장에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자금력이 부족한 직원을 위해 상장회사는 자금 조달을 진행할 때 우리사주 배정분에 대한 대출 및 이자 지원 등을 통해 직원들과 회사의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자이언트스텝이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자이언트스텝은 IPO 당시 공모가(1만1000원)와 비교해 현재 주당 모집가격(7만8100원)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다. 9일 종가인 12만8000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오른 상황이다.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현재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 우선적으로 자금부터 마련하고 보자는 자체 판단에 근거한 유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경우 주가 급등 시기에 선제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곳간을 우선적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이언트스텝의 유증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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