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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김영춘, 정계은퇴·부산시장 불출마 선언…민주당 "충격"

당과도 사전교감 없이 전격 선언…6월 지방선거 '비상'

2022-03-2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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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김영춘 전 의원.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불출마와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국회의원들과의 사전 교감 없이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렸다. 당도 충격에 휩싸였다. 당장 6월 지방선거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 전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를 그만둡니다"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번 대선을 거치며 느낀 우선적 소감"이라며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됐다. 국민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일상의 행복이다. 그걸 더 잘해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그렇지 못한 집권당에게 응징투표를 하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그는 "2011년 부산으로 귀향해서 일당 독점의 정치풍토 개혁과 추락하는 부산의 부활에 목표를 두고 노력했다. 부산의 변화가 전국의 변화를 견인한다고 믿었다"며 "그 목표는 절반쯤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아직 기울어진 운동장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힘 후보라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방심은 곤란한 지역이 됐다"고 그간의 변화를 설명했다.
 
이어 부·울·경 메가시티, 가덕도신공항 등의 성과를 열거하며 "문재인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을 맡아 북항재개발 1·2단계 사업계획과 부산신항 추가확장 계획을 모두 확정지었다. 또한 부산에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무너진 해운산업을 재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큰 지원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라고 적었다.
 
김영춘 전 의원 정계은퇴 입장문. (사진=김 전 의원 페이스북)
그는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 20대의 나이부터 시작해 오랫동안 정치계에서 일을 했다. 그동안 어떤 자리를 목표로 정치를 하고 선거에 나서본 적은 없다"며 "나라를 위해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그 일에 도전했을 뿐"이라고 했다. 서울에서의 정치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향한 것도 이러한 도전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보궐선거에서는 오거돈 전 시장이 저질러놓은 사고의 수습과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제가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또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의 기회로 삼고자 한 것도 출전의 중요한 동기였다. 그런 목표들은 이뤄졌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오는 6월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이라며 "대선 기간 내내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계속 활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번민의 시간을 가졌다.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만들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나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했다"고 적었다. 이어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 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며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정치를 해온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해 "이제 정치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했다. 그는 "오랜 기간 과분한 평가로 일하도록 만들어주신 서울과 부산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아직 에너지가 남아있을 때 세상에 되돌려드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국민의 행복 증진과 나라의 좋은 발전을 위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려 한다. 놀랍도록 빨리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공부하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이어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다'라는 단순한 경구를 되새기면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보겠다"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를 접한 민주당은 충격에 빠졌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최인호 의원은 "충격"이라며 "안타깝다"는 말만 한숨과 함께 되풀이했고, 다른 의원들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이들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당과도 상의를 하지 않은 채 정계 은퇴와 부산시장 불출마의 뜻을 외부에 밝혔다. 윤호중 비대위도 충격에 휩싸였다.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주요 자원 하나를 잃게 됐다. 김 전 장관 외에도 다른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인지도 면에서 김 전 장관을 따라잡는 이는 없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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