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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공장 늘리는데…현대차, 노조 눈치만

생산 전환 놓고 대립…노조, 인력 감소 우려

2022-04-07 16:00

조회수 : 6,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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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공장을 증설하며 주도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005380)는 노동조합의 저항에 부딪혀 전용 공장 신설은 고사하고, 기존 공장에서의 전기차 생산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산공장은 올해 초 전기차 생산 설비공사를 마쳤지만, 전기차를 양산하는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이오닉5 울산 생산라인.(사진=현대차)
 
아산공장은 현대차의 주요 모델인 쏘나타, 그랜저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아산공장의 내연기관차 생산 라인을 일부 전기차용으로 전환해 아이오닉6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아이오닉6 생산라인에 투입할 인원수를 두고 노사 간 합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지난해 아이오닉5 때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울산1공장에서 아이오닉5를 생산할 당시 같은 이유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현대차는 단체협약에 따라 신차나 부분변경 모델을 양산하기 전 노조와 근로자 수를 조율한다. 전기차의 경우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 수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적기 때문에 투입 인원 수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노조는 강하게 저항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하는 아이오닉6도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보다 배기 라인이나 전선 배치가 줄어 생산 라인에 필요한 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통상 신차 출시 2개월 전에 근로자 수 협의를 마쳐 왔다. 아이오닉6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기아(000270) 역시 지난해 11월 광주·화성에 이어 오토랜드 광명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바꾸기로 했지만,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기아 노조도 공정 축소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며 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혼류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울산1공장에서 아이오닉5, 코나 전기차를 생산하고, GV60는 울산2공장에서 제네시스 내연기관 모델들과 생산되고 있다. 기아 EV6(오토랜드 화성) 역시 마찬가지다.
 
오는 2026년 전기차 판매 84만대, 2030년 187만대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이 시급하지만, 현대차는 지난달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아직 노조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력 감축, 전환 배치 등은 노조가 크게 저항하는 사안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로 전환되면 생산 생태계가 완전히 변해 인력도 30% 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수용하기 힘든 주장을 계속하게 된다면 국내 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노사 협상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츠비카우공장 내부 모습.(사진=폭스바겐)
 
반면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독일 베를린 외곽에 있는 유럽 내 첫 생산 기지인 '기가팩토리'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연간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는 중국 공장에서 유럽 물량을 수급해 왔다. 테슬라는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약 13%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 폭스바겐(25%)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공장 구축으로 유럽 내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테슬라를 의식한 듯 폭스바겐도 지난달 독일 볼프스부르크 내에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 규모로, 내년 초 착공이 예정돼 있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체코·슬로바키아에 공장이 있지만, 코나 일렉트릭 외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체코공장에서 아이오닉5 생산을 검토 중이고,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 등에서도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을 추진한다. 이 모델은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첫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외 생산은 노조와 협의 후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 전기차 생산을 고집하는 노조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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