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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영상)'천공' 관저 이전 개입, 정국 '태풍 눈' 부상…'최순실 사태' 판박이

여 전당대회·야 당대표 사법리스크 제치고 '주목' 1순위 부상

2023-02-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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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오른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용산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습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 최근 정치권 이슈를 모두 제치고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모양새입니다.
 
또 불거진 '천공 국정개입' 의혹민주당 총공세
 
최근 여권을 향해 강경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은 2일 오전 <뉴스토마토> 보도 이후 즉각 입장을 내고 대통령실을 비판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그간 역술인 천공의 관저 이전에 대한 개입 의혹이 무성했으나, 대통령실은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며 "그러나 오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경 천공과 김용현 대통령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현 대통령 경호처장)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모 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다는 것이다. 한 달에 걸쳐 네 명의 기자가 취재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간 해당 의혹을 '가짜뉴스'로 부인했던 대통령실을 정조준하며 이번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안보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서울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초래하고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통령실과 관저를 용산으로 이전한 배경에 천공이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민주당은 국회 국방위원회와 운영위를 소집해 역술인 천공의 국정개입을 낱낱이 밝히고, 이를 방치하고 감춰온 대통령실 등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묻을 것이다. 과연 누가 최종 승인해 역술인이 대통령실 이전이라는 국가적 사업에 개입했는지 그 실체를 반드시 밝히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정미(오른쪽에서 두 번째) 정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오후에도 대통령실에 "천공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발단이 된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언급했습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무속 관련 논란은 오래전부터 나왔으나, 이번은 그 정황이 생생하고 등장인물이 특정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나 비중이 확연히 다르다"며 "러시아 몰락을 부른 라스푸틴, 신돈에 빠진 공민왕의 폐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무속과 주술에 빠져있는 지도자에게 국정을 맡길 수는 없음이 자명하다. 무엇보다도 비선과 무속으로 국정농단을 부른 '최순실 사태'를 기억하고 계시는 국민이 용납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뉴스토마토> 기사를 직접 공유하며 "천공이 대통령 내외 거주 문제까지 영향력을 미치는데, 나라 안팎으로 어떤 마수를 더 뻗칠지 걱정스럽다"며 "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 '제정일치'가 웬 말인가. 국방위와 운영위를 열어 실체를 따져야 할 때"라고 향후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범야권 총공세에 대통령실·국민의힘 "가짜뉴스"
 
정의당도 대통령실에 "천공 답사 의혹, 엄중한 사안으로 진실을 낱낱이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군 핵심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온 만큼 대통령실이 그저 가짜뉴스라는 말로 발뺌하고 오리발만 내민다고 해명될 수 없다"며 "대통령실에 다시 한번 묻는다. 대통령실 이전이라는 국가적 중대사안을 결정하는데 과연 역술인이 개입된 것이 맞느냐. 천문학적 국민 혈세 낭비와 안보공백, 교통난맥 초래 등의 국민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을 밀어붙인 이유가 이것이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여권은 여전히 가짜뉴스라고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대통령실 경호처는 입장문을 내고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방문했다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며 "김 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으며,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 사실과 다른 '전언'을 토대로, 민주당이 앞장서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때 지난 역술인 의혹까지 들고 나온 민주당,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시즌2'라도 시작하려는 것이냐"며 "민주당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 물타기의 소재로 김건희 여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으로는 모자라다 생각했는지 천공을 언급하며 때 지난 대통령실 이전 개입 가짜뉴스를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역술 의혹이 또 제기된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앞으로 이것은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 대통령실에서 앞으로 이러한 역술 관련 이야기들이 떠돌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결국 팩트 싸움이다.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은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반면 사실이 아니라면 의혹 제기자는 아주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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