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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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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애플워치 편해서 현기증 난다

2023-03-30 13:52

조회수 : 3,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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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홈플러스 식당에서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써봤습니다. 애플워치 측면 버튼을 두 번 눌러 카드 단말기 가까이 대니 결제가 되더군요. 기기 내 '손쉬운 사용'을 설정하면 엄지와 검지를 맞닿게 해도 애플페이가 활성화 됩니다. 이 편한 기능이 출시 9년이 되어서야 한국에 들어왔다는 감격도 잠시였습니다. 다음날 출근길엔 플라스틱 카드를 챙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워치에서 애플페이를 켠 모습. 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르거나 '손쉬운 사용' 설정을 이용해 엄지와 검지 맞닿기, 주먹 쥐기 등으로도 켤 수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컵에 물이 반이나 찼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애플페이는 너무나 큰 잔입니다. 암호화 기술로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각기 다른 카드번호를 부여하고 '비행기 모드'를 포함한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결제할 수 있습니다.
 
과정은 이렇습니다. 우선 제가 애플 기기에 등록한 현대카드 번호는 서버는 물론 개인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카드 번호가 아닌 고유 기기 계정 번호(DAN)를 생성하고 암호화를 거쳐 단말기 내부 'Secure Element'라는 칩에 안전하게 저장됩니다. 
 
애플은 이 칩이 업계 표준 인증을 받은 보안 칩이고 전자 결제 관련 금융업계 요구사항을 준수하며 결제 관련 정보를 안전히 저장하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결제는 카드를 쓸 때마다 생성되는 고유한 동적 보안용 결제 암호문으로 승인됩니다. 애플은 개인 결제 정보를 저장하지 않습니다. 결제는 애플 페이 사용자와 가맹점 또는 앱 개발자, 은행이나 카드 발급사 간에만 유지됩니다. 아이폰이 분실되거나 도난 당했을 때는 기본 앱 '나의 찾기'로 기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결제를 바로 잠그거나 중단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애플페이는 맥과 아이패드에서도 온라인 결제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상태로는 애플페이는 '반쪽짜리 파급력'에 그칠 겁니다. 안전성도 갖췄고 한국 출시 첫날 100만명 등록 기록도 세웠지만, 대중교통 지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플페이 쓰는 직장인은 여전히 플라스틱 카드를 들고 식당가를 돌아다닙니다. 라면도 있고 물도 있고 냄비도 있는데 못 끓여먹는 상황이죠. 그 유명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라면 끓여주세요." 짤방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아이폰이 '담달폰'이던 시절도, 애플 스토어가 없던 시절도, 애플TV 판매국이 아니던 시절도 이제는 지난 일입니다. 대중교통 기능이 포함된 '애플페이 시즌 2'도 언젠가 시작되리라 믿으며, 저는 오늘도 출근길에 아이폰 등짝에서 '펭카(펭수 국민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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