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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보험소비자는 ‘이은해’가 아니다

2023-04-29 00:37

조회수 : 8,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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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계곡살인 사건'이라고 일컬어지는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은해씨가 최근 다시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옥중에서도 수억원대의 생명보험금 청구 소송을 이어가고 있어서였습니다.
 
계곡살인 사건이 알려진 것도 이은해씨가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며 부당함을 호소하는 제보를 여러 언론과 금융당국에 보내면서부터였습니다. 취재를 하던 언론인들이 사건의 문제점을 발견하면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었죠.
 
이를 두고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보험사가 보험사기를 잘 잡아낸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수면 아래 진실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저 남편의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로만 봤다면 보험금이 지급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랬다면 억울한 망인의 사연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굳이 지급하지 않아도 될 보험금이 새는 일이 발생하는 꼴이었을 것입니다. 보험사는 돈을 아꼈고, 안타까운 고인의 사연도 세상에 알려지게 됐으며,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잔인무도하고 양심을 저버린 그의 범행에 많은 이들이 이은해 사건에 공분을 하고 있습니다만 보험소비자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이성적으로 선을 나눠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을 굳이 인용한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보험사의 지급 심사가 더 강화될까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많은 보험소비자들이 부당한 보험금 지급 심사로 보험금을 받지 못했거나 삭감됐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보험소비자를 잠재적 보험사기꾼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호소합니다.
 
이런 보험사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선량한 보험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할 선입견이 발생합니다. 이은해가 사기에 이용한 생명보험(종신보험)은 또다시 살인 사건의 배경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배우자의 종신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금은 누구 앞으로 달아놨냐"는 농담이 나올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졌죠. 보험사가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이들의 배경을 더 심도있게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재발방지에 나섰는데, 그것이 소비자에겐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방향일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은 지금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만들고 있는데요. 보험 가입 시 재정 상황을 더 까다롭게 체크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보험가입자의 재정상황을 검토하는 게 시간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한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는데요.
 
이 말인 즉슨, 보험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 진다는 의미입니다. 선한 의미로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보험 가입 절차가 복잡해지거나 자칫 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반드시 한 가지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보험소비자는 이은해가 아닙니다. 보험금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고요. 일부의 사례를 침소봉대해 대다수의 선량한 보험소비자의 의도를 곡해해선 안됩니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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