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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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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지 않으면 모르는 일들

2023-05-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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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전시 중인 <페터 바이벨전> (사진=신유미 기자)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전시를 보고 왔는데요, 미디어아트 전시인데 관객 참여형 작품이 많아서 즐길 거리가 풍부했습니다. 인터랙티브 방식으로 작품과 소통하는 느낌은 즐거웠지만, 많은 예술 작품이 그렇듯 어떤 의도로 만든 작품인지 난해한 것들도 많았습니다.
 
미술 작품을 보면서도 ‘그냥 그런가보다’ 싶고 작가인 친구가 매년 여는 전시에 가서도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면서 봐야할지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 드로잉카페를 가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드로잉카페는 요금을 지불하면 직접 캔버스에다가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에는 자신이 없어 채색을 선택했는데요, 당연히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색칠공부’도 쉽지 않았습니다. 예시 그림을 보고 그대로 색을 칠하기만 하면 됐는데도 색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빨간색 지붕을 칠하고 싶은데 빨간색을 그대로 표현하기엔 너무 쨍하고, 흰색을 많이 섞자니 분홍색이 되어버리고요. 직원이 살구색은 표현하기 어려우니 앞쪽에 만들어져 있는 색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는데 웬걸요, 뭐만 섞으면 살구색이 되어버렸습니다. 카라멜 색 강아지 털을 표현하려고 해도 살색이 되고, 베이지 벽색을 표현하려고 해도 살구색이 됐습니다. 색 조합을 해보려고 이것저것 섞으면 금세 ‘똥색’이 되어버리고요.
 
그제서야 흔하디 흔한 미술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게 됐습니다. 색감 표현이 좋다느니, 붓터치가 섬세하다느니 그런 말들이 와닿지 않았거든요. 어릴 적 미술학원에 수년을 다녔는데도 말이죠. 직접 해보거나 관심을 가져야 좋은 게 얼마나 좋은지, 힘든 건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세삼스레 느낀 순간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과 그만큼이나 많은 시선과 관점이 있습니다. ‘남의 일’은 쉬워보이고, 다른사람의 관점은 틀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위치에 서서 바라보는 세상이 다른 만큼 내가 알지 못하는 수고로움도 있겠지요.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모든 사람이 모든 일을 겪을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러 가지 시선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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