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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개딸의 ‘폭력’

민주당 경북도당, 강성 당원 A씨 제명…전혜숙에 '문자폭탄'

2023-05-24 17:04

조회수 : 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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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으로 알려진 개딸이 김종민·이원욱·이상민·조응천 등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댓글들.(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이 ‘개딸(개혁의 딸)’ 폭력 행위에 칼을 빼 들었습니다. 최근 돈봉투 논란과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로 도덕성에 직격탄을 맞은 뒤 나타난 행보인데요. 당의 도덕성 회복과 이를 위한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내부 자정’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판단되는 개딸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박·친일·비속어…개딸에 '손절' 나선 민주당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당원 A씨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허위사실 또는 기타 모욕적인 언행으로 당원 간 화합을 해할 경우’가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데요. 당규상 제명은 최고 수위의 징계로 분류됩니다.
 
A씨는 친낙(친이낙연)계인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 욕설이 적힌 문자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전 의원이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조치를 요청했고,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이 조사에 착수한 겁니다. 민주당에서 문자 폭탄을 이유로 당원이 징계받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이를 두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상대방에 과도한 욕설을 하거나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 당에서 주의를 주는 게 맞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으로 알려진 개딸은 그간 민주당 내 친명계를 제외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강한 비난을 이어왔습니다. 전 의원 사례에 나오는 ‘문자 폭탄’은 대표적 사례죠. 당 안팎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던 비명계 의원을 주축으로 비판부터 힐난, 욕설 등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다량 보낸 겁니다.
 
실제 김종민·이원욱·이상민·조응천 등 개딸의 주요한 표적이 됐던 것으로 알려진 비명계 의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개딸로 추정되는 작성자의 댓글이 다수 게재돼 있었습니다. 먼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개딸들이 비명계를 부르는 명칭인 ‘수박’ 표현이 눈에 띄었습니다. 댓글에는 ‘수박들 사라지는 것이 쇄신이다. 미쳐도 곱게 미쳐라’ ‘빨간 셔츠 입으면 잘 맞겠다. 수박! 새해엔 솔직해지자고, 나 검찰프락치라고’ 등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또 이들을 개에 비유하며 욕설을 늘어놓거나 다음 총선에서 보복하겠다는 취지의 내용, 탈당이나 당적 변경에 대한 요구도 있었습니다. ‘이런 인간이 국개(국회의원을 낮잡아 이르는 말)? 1년만 참자’ ‘어떻게든 계속해 먹고 싶어서, 그만 나와’ ‘당신이 좋아하는 친일 당으로 가세요, 가증스러운 얼굴 그만 보고 싶네’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덕성 상실한 개딸당 자정 능력 막는 '해악'
 
이런 개딸의 공격에 이들을 제어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지적은 이어졌습니다. 특히 김 의원의 거액 코인 보유 논란 이후 이런 논란은 더 거세졌는데요. 개딸은 김 의원을 비판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죠. 김 의원 사태에 자성의 목소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개딸이 김 의원을 집중 엄호하고 나선 양상이었습니다. 이에 무조건적 지지를 골자로 하는 개딸의 행태는 민주당은 물론 정치 문화 전반에 걸쳐 해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강성 팬덤을 옹호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국민의힘이 하듯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여나 야나 강성 팬덤, 정치 훌리건들이 우리 정치사에 굉장히 해악을 끼치고 있어 두 당 모두 이 문제에 대해 끊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종민 의원도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적 정당에서 정말로 꼭 필요한 것은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는 것”이라며 “생각이 서로 다르다고 ‘너 수박이다’, ‘너 빨갱이다’, ‘너 좌파다’, ‘너는 반동이다’. 이는 민주공화국 역사에 가장 근본적인 폭력 행위”라며 “물리적 폭력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느냐 아니면 정신적인 폭력을 가해서 몰아내거나 입을 막느냐, 이 차이만 있는 거지 본질적으로 폭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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