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를 대표하는 수식어 바로 '레저용차량(RV) 명가'입니다. RV 생산 역사만 40년이 넘을 정도인데요. 이 분야에서는 현대차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입니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RV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기아의 관련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기아는 2021년 국내에서 46만9361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43만489대를 앞질렀습니다. 지난해에도 47만497대를 팔아 39만4289대의 현대차를 크게 따돌렸죠.
기아 EV9.(사진=기아)
올해 1~4월 역시 16만8969대로 현대차와는 3000여대 차이로 앞서있습니다.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1위 브랜드로 우뚝 선 것입니다. 개인 소비자 연령은 20~40대 기아, 50~70대 현대 선호로 뚜렷하게 엇갈리는데요. 캠핑, 차박 등 RV 선호가 높은 젊은층이 기아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아의 판매량 상위 차종은 1위 카니발로 이어 스포티, 쏘렌토, 셀토스, 레이 순입니다. 레이를 제외하면 모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입니다. 특히 카니발은 미니밴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며 국내 대표 패밀리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98년 국내 데뷔한 카니발은 미니밴 열풍을 일으켰는데요. 이듬해 기아는 카니발보다 작은 체급의 소형 미니밴인 카렌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당시 새로운 타입의 미니밴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포티지는 도심형 SUV의 시초로 평가받는 모델입니다.
기아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RV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인데요. 지금은 1톤 트럭으로 변했지만 승합차의 고유명사와 같았던 봉고가 그 시작입니다. 1981년 국내 데뷔해 승용차와 상용차의 경계를 허물었죠. 5년 뒤 베스타라는 모델이 출시되기 전까지 9만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기아가 지금껏 판매한 RV 판매 대수도 상당합니다. 지난해 11월 기아는 자동차 누적 판매 대수 1500만대를 돌파했는데 RV 판매 대수는 420만대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체 판매 대수의 28%에 해당합니다.
기아의 RV 역사는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준중형급 SUV EV6로 전기차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기아는 지난 19일 대형 전기 SUV EV9을 출시했습니다.
내년부터 기아는 소형 및 준중형 전기 SUV 'EV3와 EV4(가칭)'도 생산할 방침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카니발 하이브리드도 내놓으며 미니밴 하이브리드 시대를 엽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