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광연

외국인 사령탑에 인색한 K리그

2023-07-06 08:31

조회수 : 2,136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달 2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축구협회(FA)컵 8강전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경기에서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경이 허물어진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내 프로스포츠도 외국인 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들은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칩니다.
 
실제로 지난해 K리그1 우승팀 울산 현대의 대들보는 외국인 선수들이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바코(조지아)와 아마노 준(일본)이 각각 9골(30경기)과 8골(37경기)로 중심을 잡았고, 레오나르도(브라질)와 마틴 아담(헝가리)이 각각 11골과 9골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으로 범위를 좁혀 들어가면 어떨까요. 현재 K리그1 12개팀과 K리그2 13개팀, 총 25개팀 가운데 외국인 사령탑은 전북 현대를 이끌고 있는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쿠 한 명에 불과합니다.
 
축구는 단순히 뛰는 것에서 그치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감독마다 사용하는 전술이 다르고, 따라서 실전에 적용되는 정도도 다릅니다. 유럽과 남미 등 출신에 따라 선호하는 전술도 다릅니다. 축구가 '감독 놀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실제로 다양한 전술 패러다임으로 유명한 맨체스터 시티의 사령탑 호셉 과르디올라는 그간의 실패를 거울 삼아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잉글리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3연패를 달성했습니다.
 
과르디올라의 성공에 대해 축구 전문가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두꺼운 선수층도 선수층이지만 과르디올라의 변화무쌍한 전술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매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고도 눈앞에서 좌절해야 했던 맨체스터 시티의 숙원을 풀게 해준 건 과르디올라의 전술 덕분이었습니다.
 
다시 국내로 넘어오면, 국내 지도자로 구성된 K리그는 국내 지도자들의 뻔한 전술이 상당수 지배한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시도한 공격 축구가 주목을 끈 것도 특색 없는 국내파 사령탑들의 축구 사이에서 그나마 '색깔'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프로축구 J리그에서 주기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상당수 영입하는 등 선진 축구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5일 기준 J리그1 18개팀 가운데 외국인 사령탑은 미하엘 스키베(독일·산프레체 히로시마), 마치에이 스코르사(폴란드·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다니 포야토스(스페인·감바 오사카), 미하일로 페트로비치(세르비아·콘사도레 삿포로), 조귀제(한국·교토 상가), 피터 클라모브스키(호주·FC 도쿄), 케빈 머스캣(호주·요코하마 F. 마리노스) 등 7명에 달해 우리와 대조를 이룹니다.
 
  • 김광연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