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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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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대가 인하율 0%'…알뜰폰 빙하기 직면

0원 요금제 사라져…번호이동 수치도 감소

2024-03-0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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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알뜰폰업계가 빙하기에 직면했습니다. 지난해 붐을 이뤘던 이른바 '0원 요금제'는 자취를 감췄고, 지난달에는 알뜰폰 번호이동 수치도 감소했습니다. 혜택이 축소됐고, 결과적으로 알뜰폰으로 이동이 줄어든 것이죠. 도매대가 인하율이 0%로 수렴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은 요금경쟁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표류하는 도매대가 협상 속에서 내년에는 도매대가 산정방식이 사후규제로 전환됩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폐지 기류로 통신3사 대비 알뜰폰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알뜰폰이 활성화되려면 도매대가 인하가 필수적이지만, 도매대가 인하 가능성은 적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알뜰폰 스퀘어 내부. (사진=뉴스토마토)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 업체들이 0원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0원 요금제가 전멸했습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요금제 비교사이트 알뜰폰허브를 보면 이달 0원 요금제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 모두의요금제에서도 0원 요금제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티플러스, 이야기모바일, 스노우맨 등 일부 업체가 이벤트성으로 110~5000원 미만의 요금제를 내놓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알뜰폰 요금제 혜택이 줄어들면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려는 이용자들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 이동이 19만1113건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지만, 올해 들어 이 수치는 지속 감소했습니다. 1월 18만6821건에서 2월에는 15만6760건으로 줄어들었죠. 여전히 가입자 순증은 기록 중이지만, 알뜰폰을 택하는 이용자의 증가세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데요. 1월 알뜰폰 번호이동 수치는 30만7153건을 기록했지만, 2월에는 26만5668건으로 13.5% 감소했습니다. 
 
알뜰폰업계는 도매대가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지난해 0원 요금제 프로모션을 강행하며 요금 경쟁을 펼쳤지만, 도매대가 인하 논의가 표류하면서 요금 경쟁을 위한 여력을 상실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2010년부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은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제공을 의무적으로 제공해 왔습니다. 정부는 법안을 근거로 협상력이 낮은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SK텔레콤과 협상에 나서 도매대가 인하를 진행해 왔고, 망도매제공 의무가 없는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망을 임대해 왔는데요. 지난 2022년 9월 도매제공 의무제가 일몰되면서 지난해에는 도매대가 협약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알뜰폰 도매대가가 역대 처음으로 재산정 논의 없이 인하율 0%로 마무리됐다"며 "단 한 곳의 업체도 알뜰폰 도매대가 협약을 맺지 못하면서, 모든 사업자들은 여전히 2022년 도매대가를 적용하고 있고, 새해 사업계획 수립에도 차질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도별 도매대가 현황을 보면 2016년에서 2017년 큰 폭으로 인하된 후 5년간 3%포인트 내에서 내림세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동결된 상황입니다. 
 
 
도매대가가 동결된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도매제공 의무 상설화를 시행하지만 내년 2분기부터는 도매대가 산정방식이 사후규제로 전환되는데요. 개별협상이 진행될 경우 협상력이 약한 중소사업자들은 인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근 단통법 폐지 기류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입니다. 단통법 폐지 후 통신3사가 자금력을 앞세울 경우 알뜰폰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도매제공 지원이 필요하다"며 "통신3사 대비 협상력이 떨어지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협상력 보완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같은 도매제공의무 사후규제 전환에 따른 보완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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