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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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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동네 김밥집

2024-04-09 19:12

조회수 :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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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할 때 찾고 했던 김밥집이 최근 문을 닫았습니다. 점심시간 때는 주변 직장인들로, 저녁때는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예전 엄마가 해주던 김밥 느낌이 나는 곳이었죠. 이사를 온 후 몇 년 동안 이용했던 단골가게가 사라졌습니다. 
 
가게가 생긴 후 몇 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제공했습니다. 어린이 밥을 살 때면 갓 지은 밥을 먹는 느낌으로 더 맛있게 만들어줬던 것도 같습니다. 동일한 메뉴에 맛이 질릴 만도 하지만, 집밥 같은 한결같은 맛에 찾게 됐던 거죠. 저뿐만이 아니라 아이 친구 엄마들도 집밥을 먹인다는 느낌으로 모였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가 어깨 수술로 인해 동생네에 가게를 인수인계했고, 이후 주인이 한번 더 손바뀜이 되면서부터 덜 찾게 됐습니다. 갓 지은 밥과 신선한 재료였던 김밥의 맛이 한참 전에 말아놓은 것 같은 김밥 맛으로 변했습니다. 저녁에도 테이블이 텅텅 비기 시작했고, 음식 회전이 더뎌지면서 당일 준비되는 메뉴도 늘어나는 등 변동이 잦아졌습니다. 초기의 맛을 잃은 김밥집을 찾는 발걸음은 서서히 줄어들었습니다. 
 
서울시내 김밥집. (사진=뉴시스)
 
초심에 대한 중요성은 어머니가 저에게 항상 말씀해 주셨고, 저도 아이들에게 늘 말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줄어드는 기업에 대해 초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기사들도 많죠. 하지만 항상 초심을 지키며 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익숙해지면서 편안한 것, 쉬운 길을 택하며 초심이 변질되기도 하고, 잘 나가게 되면 개구리가 올챙이 때 생각 못 하고 초심을 잃기도 합니다. 주변 환경이, 세월이 초심을 잃는 데 동조하기도 할 겁니다. 
 
이 김밥집이 기존의 맛을 유지했다면, 동네에서 사랑받는 가게가 됐을 겁니다. 물론 재료비가 오르고, 수도세, 임대료 등 제반비용이 늘어나 개인사정에 따라 문을 닫을 수는 있겠지만, 손님이 점점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문을 닫지는 않았을 거란 얘기입니다. 맞은편 가게가 죽집에서 비빔밥, 카페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로 변하기까지 흥망성쇠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꾸준했던 손님이 이를 방증할 수 있습니다. 초심이라는 한 끗 차이로, 흥망성쇠가 결정될 수 있듯, 달력이 가리키는 4월을 보며 올해 내가 세운 초심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하루입니다.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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