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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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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2)매화역 일대, 천지개벽 예정된 ‘떡상’ 후보

신안산선·월판선 건설 맞춰 1만가구 도시개발

2024-07-12 06:00

조회수 : 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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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매화역은 두 개의 지하철 신설 노선이 생기는 역입니다. 비록 지금은 주변에 산업단지 외 아무것도 없어 황량하지만 매화동 등 일대에 1만세대 주택을 공급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예정돼 있어, 역이 개통하고 도시로 탈바꿈할 훗날엔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일 것입니다. 부동산 시세도 그에 맞춰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화지구 도시개발사업 계획도. 알파벳 'E'자 모양에서 옴폭 들어간 곳에 도창동, 매화동의 기존 주택들이 모여 있다.(자료=시흥시청)
 
지금은 없어도 역·신도시 생긴다
 
신안산선과 월판선의 역사가 될 매화역은 인천과 수원을 잇는 수인산업도로변 매화일반산업단지의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분명히 두 신설 노선의 역사가 들어설 자리인데 주변엔 오직 산업단지와 도창초등학교 외에 아파트는커녕 빌라 같은 건물도 보이지 않아 을씨년스럽습니다. 왜 이런 곳에 역을 만드는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물론 역을 세울 만한 이유는 있습니다. 역사 공사를 먼저 시작했지만 몇 년 후엔 역 주변에서 대대적인 도시개발사업이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매화지구 도시개발사업은 매화산업단지 맞은편 시흥시 매화동, 도창동 등 132만㎡를 개발해 1만740가구의 배후주거단지를 조성, 매화동 일원에 자족생활권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주택용지는 44만8914㎡로 사업지의 약 3분의 1이며, 60%에 달하는 79만㎡가 도시기반시설용지로 잡혀 있습니다. 사업지 대부분이 논과 밭, 야트막한 산이라서 철거할 건축물은 거의 없습니다. 
 
사업 목적은 배후단지라고 밝혔지만, 산단의 규모가 크지 않고 근로자들도 차량으로 멀지 않은 은계지구나 시흥시청 쪽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가 발표한 내용보다는, 노선과 역을 정할 당시 지역구 의원이 힘을 써서 시흥시청에서 KTX광명역 쪽으로 직진하는 노선을 도창동으로 돌리게 했다더라는 지역 중개업소들 사이에 퍼진 소문이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역은 세워야겠는데 이용객이 너무 적어 도시개발사업을 세웠단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하철보다 도시 건설 시점이 늦어 그때까지 발생하는 역 운영비 부족분을 시에서 충당하기로 했다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따라서 비용을 줄이려면 도시개발을 서둘러야 합니다. 일단 시흥시는 토지 수용 후 2027년에 착공해서 2033년에 완공할 계획입니다. 신안산선은 당초 올해 개통이 목표였으나 2026년 또는 2027년으로 늦어질 전망입니다. 월판선도 2028년 11월이 목표인데 연기될 가능성이 큽니다. 
 
매화일반산업단지 끝자락에 매화역 공사현장이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매화역 공사현장에서 바라본 수인산업도로와 시흥 은계지구. 사진의 오른쪽 건물들은 매화일반산업단지. (사진=김창경 기자)
 
낡은 동네로 남느냐 개발하느냐
 
매화역은 신안산선과 월판선이 선로를 공유해 함께 지나는 역이라서 관심을 받을 만한 곳임엔 분명합니다. 지금은 산단 말고 볼 게 없지만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5년 후, 10년 후 천지개벽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역과 도시 완공엔 시차가 있는 만큼 노선이 개통돼도 역사는 이용객이 어느 정도 갖춰졌을 때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호재를 누릴 곳은 개발될 땅 그리고 이곳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는 도창동과 바로 옆 매화동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시개발사업지구를 선으로 그어보면 수인산업도로와 매화동, 도창동 사이, 거주지역을 뺀 개발제한구역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래된 주택이 대부분인 동네라서 함께 개발하면 좋겠지만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서인지 이곳은 제외됐습니다. 
 
이곳의 분위기는 둘로 나뉩니다. 주변이 개발돼 새 아파트로 둘러싸이면 이곳은 ‘낡고 못사는 동네’가 될 거란 우려와, 그래도 주변이 바뀌면 동네 분위기도 달라지고 여건이 허락되는 곳은 구역을 정해 재개발에 나서지 않겠냐는 기대감입니다. 후자에 더 초점을 맞춘 사람들은 이미 투자자로 일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매화역과는 도창동이 더 가깝습니다. 그래도 거리가 있어 동네 초입에서나 걸어 다닐 만합니다. 역과 가장 가까운 곳엔 에이스1차 아파트가 있습니다. 나홀로 아파트가 많은 이곳에서 유일한 9개동, 798세대 대단지입니다. 다만 1997년 8월에 입주해 30년이 멀지 않았는데도 용적률이 291%에 달해 재건축 기대감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시세도 비싸지 않습니다. 올해 신고된 전용면적 84㎡형의 실거래가는 3억1000만원에서 최고 3억9000만원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현재 매도호가는 3억원대 후반이 많은데 3억대 중반에서 매입 가능합니다. 전세가는 2억4000만~2억7000만원입니다. 
 
매화역 예정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창동 에이스1차 아파트단지. (사진=김창경 기자)
 
매화동 곳곳엔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지만 주민들의 동의를 받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김창경 기자)
 
매화동에서 그나마 재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립주택 밀집지역. (사진=김창경 기자)
 
신안산선과 월판선의 환승역인 시흥시청역 공사현장. 근처 서해선 시흥능곡역 주변은 이미 신도시 개발이 완성돼 아파트 단지가 많고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모여들고 있으나, 조금 떨어진 시흥시청역 주변은 아직 빈 땅이 많다. (사진=김창경 기자)
 
대지 지분이 전용면적과 비슷
 
이곳에서 200미터쯤 더 가면 행정구역상 매화동으로 넘어가고 여기에 매화초·중·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주택가도 도창동보다 큰데요. 이곳엔 나홀로아파트와 연립주택, 빌라가 많습니다. 노선버스가 지나는 도로 양옆으로 우후죽순 격으로 집들이 들어서 개발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나마 매화로45번길을 따라 늘어선 3층 연립주택들과 공용주차장이 있는 곳에 재개발 추진 준비위원회가 활동 중입니다. 2년 전부터 연립 맞은편 진양아파트 등과 묶어서 일대를 재개발하자며 동의서를 받고 있는데 호응은 약하다고 합니다. 
 
재개발에 있어 중요한 대지 지분은 큰 편입니다. 집마다 제각각이지만 연립주택의 경우 방 3개, 화장실 1개인 전용면적 16평 정도 물건의 대지 지분이 14평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용면적보다 지분이 넓은 집도 적지 않습니다. 
 
매매 시세는 2022년 실거래밖에 없습니다. 전용면적 51㎡형이 1억7000만원, 6월 46㎡형이 1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정확한 시세가 없어 새로 거래가 이뤄지면 그것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나와 있는 물건은 몇 개 없는데 매도호가가 1억8000만원에서 2억원을 넘기도 해 편차가 있습니다. 3층 건물이라서 1~2층이냐 3층이냐에 따라 다르고 수리 상태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전세가는 8000만원 안팎입니다. 
 
공시지가 1억원 미만의 물건도 다수 있으나 개발이 쉽지 않은 곳에 있는 경우도 많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도시개발이 시작되면 이곳 분위기도 변하겠지만 환경이나 조건이 변해도 기본적인 여건이 안 되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멀리 내다보는 투자라고 해도 가격만 따지다간 훨씬 더 오래 묶일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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