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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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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AI 또다른 수혜주 'MLCC' 하반기 본격 성장

전방산업 개선 뚜렷…고사양 AI PC 수요 시작

2024-07-30 15:55

조회수 : 7,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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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인공지능(AI) 열풍에 들썩였던 반도체 주식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AI 수혜는 반도체만 누리는 것이 아닙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수요 증가에 AI 서버용 주문까지 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입니다. 반도체의 열풍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기(009150) 주식은 1.16% 하락한 15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중순 17만원을 넘어서며 지난 2년 사이 가장 높은 영역에 도달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밀려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상승, 길게 보면 작년 10월 말에 시작된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약해지며 랠리를 멈췄으나 장기 추세를 무너뜨린 것은 아니어서 하반기 전망에 따라 다시 반등할 여지는 남겨둔 모습입니다.
 
MLCC 수요·가격 동반 상승
 
삼성전기는 국내 대표적인 MLCC 제조기업입니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조금씩 흘려보내는 역할을 해서 커패시터, 다른 말로는 콘덴서라고 부릅니다. 세라믹 또는 실리콘 소재로 얇게 여러 겹 쌓아 만들어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Multi Layer Ceramic Capacitor/Condenser)라고 합니다. 실물은 모래알처럼 매우 작은 알갱이입니다. 웬만한 전자제품에는 다 쓰이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립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전기차 전장에 공급되는 MLCC의 영향력이 큰 편입니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 매출에서 MLCC 비중이 약 44%를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광학(카메라)·통신 모듈 비중이 37%, 기판사업에서 19%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맡고 있는 MLCC 사업이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폰이나 전기차 등 전방산업이 살아야 삼성전기도 웃을 수 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은 MLCC 업황이 좋지 않아 고전했습니다. 2021년 3분기까진 업황이 꺾였어도 MLCC 주문은 출하량을 초과했는데, 그 이후론 주문과 출하량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특히 출하량이 더 많아 가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출하량이 소폭 증가하는 사이 주문이 빠르게 올라 주문과 출하가 서로 키를 맞춘 상황입니다. 하반기엔 다시 주문이 출하량을 넘어설 수도 있을 전망입니다. 그에 맞춰 판매단가(ASP)도 오르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쟁기업 무라타는 단가를 20% 인상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오랜만에 돌아온 스마트폰 성수기 영향과 은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전가로 인해 MLCC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 큰 힘이 되는 것이 AI입니다. AI에 필요한 5세대 반도체 HBM(HBM3E)이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에 날개를 달아주었는데, AI엔 MLCC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AI PC에 필요한 고사양 MLCC와 기판입니다. 
 
증권업계는 6월부터 AI PC가 출시돼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내년에는 윈도우10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어서 교체 수요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AI PC가 2027년까지 연평균 59% 성장해 2027년 시장의 49%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AI를 채용한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엔 MLCC도 고사양 고용량 버전이 필요합니다. 삼성전기의 고용량 MLCC 기술력은 일본 경쟁기업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일본 경쟁사 대비 저평가   
 
삼성전기는 31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070억원 안팎입니다. 광학통신모듈과 기판사업 등에서 닮은 구석이 있는 LG이노텍은 2분기 매출액 4조5553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을 기록, 각각 16%, 726%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삼성전기에게 그와 같은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순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예상치를 소폭 밑돌 전망이라고 합니다.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도 있습니다. 
 
이제는 반대로 엔화의 방향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MLCC 업황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고사양 MLCC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IT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전장 MLCC가 견조하고 AI로 인한 MLCC 수요가 증가해 삼성전기의 MLCC 가동률이 1분기 80%에서 3분기 90%까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MLCC 수량과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0%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증권사들의 보고서는 공통적으로 삼성전기의 주가가 일본 기업들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주가는 조정 중이지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저점을 높이는 전형적인 상승 패턴일 수 있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기 외에 삼화콘덴서(001820)도 MLCC를 만듭니다. 삼화콘덴서의 주가와 실적 흐름도 삼성전기와 흡사합니다. 최근 독립 리서치업체 CTT리서치는 삼화콘덴서에 대해 유럽 완성차업체 두 곳의 매출 인식이 올해 안에 시작되고 내년엔 현대차향 전기차 매출이 추가돼 내년에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4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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