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주말에 집에만 있기 지루해 밤산책을 나섰습니다. 최근 일주일간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들었는데요. 밤에는 괜찮을까 싶어 집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나가자마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에어컨을 쐬다 금방 나와서 더 덥게 느껴진 것이 아닌가 여겼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기온을 검색해 보고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자정이 다 돼 가는 때였음에도 기온이 무려 32도였습니다. 밤 한가운데였음에도 더위는 식을 줄 몰랐던 겁니다.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에 발을 담그는 등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한 과학자는 트위터에 "지금이 당신의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일 것"이라며 위트가 있지만 무서운 경고를 날렸습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체감으로 느껴지니 마냥 농담이 아니게 됐습니다.
지금 세계는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인도는 현재 평균 45~50도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서부 지역에는 51도까지 올라간 지역도 있다고 합니다. 더위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온 상승이 불러올 다른 기상 현상입니다. 가뭄, 집중호우, 태풍, 산불, 태풍 등 자연재해 빈도가 늘고 그 강도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여러 선진국이 탄소 중립, 기후 대응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합니다. 실제로 정책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자국 이익이 더 중요하니 겉으로는 환경 운운하면서도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내후년에는 폭염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이로 인한 자연재난은 더 빈번해질 겁니다.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지요. 지구가 날리는 경고장을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