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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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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처서 매직

2024-08-26 16:34

조회수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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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월 22일, 23일만을 기다립니다. 24절기 중 더위가 그치고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날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처서가 되면 귀신같이 바람이 시원해지거나 밤공기가 선선해져서 '처서 매직'이라고도 불립니다. 조상님의 지혜가 기가막히게 들어맞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릅니다. 처서 매직은 옛말이라는 듯 열대야와 폭염이 지속되고 있어서입니다. 23일에서 24일로 넘어오는 밤 서울과 제주가 열대야가 나타나면서 열대야 연속 발생일은 각각 34일과 40일로 늘었습니다. 특히 서울은 현재 이어지는 열대가 시작된 7월 21일 이전에도 3일의 열대야가 발생한 적이 있어 올해 열대야일은 총 37일이 됐습니다. 1994년(36일)을 넘어선 근대 기상관측 이래 최다 기록입니다. 제주는 2016년(39일) 열대야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실제로 기온이 낮아지긴 했습니다. 지난 20일까지 35도에 달하던 최고기온이 21일부터 30도 정도로 낮아진 건데요. 실제로도 바람이 다소 '덜 따뜻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6도에 육박하던 기온이 31도로 내려왔으니 한풀 꺾였다고 봐야할까요. 이제는 한 풀 꺾인 더위가 예전 느끼던 그 여름보다 뜨겁습니다. 기후위기가 체감되면서입니다.
 
한여름에는 이제 길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극심한 더위에 대한 글로벌 행동 촉구를 발표하며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극단적인 폭염은 하루나 일주일, 한 달에 그치고 말 현상이 아니다"라며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모두에게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구 가열화를 막기 위해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시대를 기준으로 1.5℃ 이내로 제한해야 하지만, 에너지전환이나 탄소중립 등 어느 것 하나 이뤄지고 있는 점이 없습니다. 당장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올라갈 것으로 예견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관심 밖입니다.
 
정책을 주도해야 할 의사결정권자들이 살아갈 날은 적어도 '견딜만 해서'일까요? 글로벌 기후행동의 주체가 '청소년'인 것은 대단히 현실적이면서도 비극적입니다.
 
(사진=챗GPT)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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