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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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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두 성공할 수 있어

2024-08-07 14:31

조회수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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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이 열풍입니다. 지난해 만난 친구는 '전자책' 열풍을 이야기하더군요. 유튜버가 전자책으로만 월 N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면서요. 전문성이 있는 분야로 전자책을 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도 그런걸 해볼까, 난 요새 타로카드를 샀는데 열심히 배워서 타로를 부업으로 해볼까. 실컷 수다를 떨다가 결국 본업을 잘해야한다더라로 끝이 났습니다. 부업에 힘을 뺄 생각을 하지말고, 본업을 잘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요.
 
몇 달 전 직장 상사는 '유튜브'를 시작해보라고 했습니다. 이런저런 콘텐츠로 찍으면 잘되지 않겠냐면서요. 지인 중에서도 유튜브로 대박나서 억단위를 버는 사람이 있다고요. 역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또 솔깃합니다. 하지만 유튜브를 하기엔 마땅한 콘텐츠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경제지 증권 기자의 하루'와 같은 브이로그를 할 수는 없지 않겠냐고 하니 그런 어이없는 거 말고 제대로된 걸 하라는 이야기도 곁들였습니다.
 
최근 만난 결혼을 앞둔 커플은 파워블로거였습니다. 정확히는 여자분이요. 블로그 글을 올릴 땐 사진은 20장 이상 첨부가 필수, '후킹'을 위한 세밀한 타겟팅 키워드도 필요하다고 꿀팁도 전수해줬습니다. 요새 관심사와 결합해서 세밀한 주제일수록 뜨기 쉽다고 했습니다. 마침 20년이 넘은 네이버 아이디와 블로그가 있으니 시도해볼까, 요샌 어디에 가면 사진을 20장씩 찍어둡니다.
 
휴대폰을 보니 인스타 릴스에는 폐가를 인수해 리모델링한 후 숙박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소개됐습니다. 낭만도 있어보이고, 재밌어보였습니다. 수익도 쏠쏠할 것 같고요. 처음에는 부업으로 시작했다가 전업으로 한다더군요. 그 이야기를 애인에게 하며 우리도 폐가를 인수하면 어떨까, 시시콜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이야기를 얼마 전 점심 미팅자리에서 했는데요. 괜찮은 지역도 추천받았습니다. 그는 은퇴 후 소소한 벌이를 위해서 부업을 배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으니 카테고리는 비밀입니다. 학원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추어반, 초급반, 중급반을 넘어 '창업반'이 있다고요. 다가올 미래에 유망한 부업이라며 눈을 빛내며 설명했습니다.
 
이쯤되니 저만 가만히 있는 것 같습니다. 월급으로는 자산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어 너도나도 부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본업을 제외한 시간에도 모든 생활을 수익화하려고 생각하니 여간 피곤한 게 아닙니다. 부업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부업에 몰두해 수익화에 몰두해있는 모습은 쓸모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종의 강박으로까지 느껴집니다.
 
유튜버가 고수익을 신흥 직종으로 떠오르면서 '직업에 귀천없다' '이제는 무엇으로든 성공할 수 있는 시대' 따위의 슬로건도 나옵니다. 부업도 이런 열풍의 일종인데요. 삶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모두 수익화를 하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고물가에 자산 상승세는 급격히 오르고, 실질임금으로 대변되는 노동가치는 날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부업이 답일까요?
 
 
서울 시내 대형서점에 진열된 투자·재테크 관련 도서.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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