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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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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범죄의 진화

2024-08-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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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가 그렇습니다. 무작위로 다양한 개체가 출현해도 생존에 유리한 개체만 살아남죠. 살아남은 개체는 생존을 위해 더 강해지고요. '진화'는 생존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진화는 다양한 곳에서 발생합니다. 살아있는 것들의 생존뿐 아니라 이들이 영위한 환경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진화 흐름 속 대표적인 것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입니다. 컴퓨터에 이어 손 안의 컴퓨터로 불렸던 스마트폰으로 공간을 넘어선 일상을 살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기술 주도권이 인공지능(AI)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자동화로 노동을 줄여주고, 업무 효율도 높여주고 있습니다. 문명의 이기가 컴퓨터, 스마트폰에 이어 AI로 지속해 진화하고 있습니다. 
 
AI 로고. (사진=뉴스토마토)
 
그런데 불편한 사실은요. 진화의 도구인 문명의 이기가 범죄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지뿐 아니라 음지도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는 모양새입니다. 딥페이크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편집한 허위 영상물을 생성·유포하는 성범죄가 학생들 사이에서 급격하게 확산한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인 불법합성과 게시행위를 금지한다는 긴급 공문을 보내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텍스트 데이터 기반에서 영상·음성 데이터까지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변화했고, 범죄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범죄를 양산하는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딥페이크뿐만이 아닙니다. 스팸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던 것에 그치지 않고, 원격제어 설치 애플리케이션(앱)을 유도해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들어가 직접 대출을 받거나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교묘해진 것입니다. 
 
기술이 진화하면서 범죄도 같이 진화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할 제도는 미비한 상황입니다. 기술 혁신과 안전장치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술의 부작용을 걸러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서 심각한 사회 문제를 만들어 낸다면, 기술의 진화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진화한 범죄만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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